[기고]세상은 희망을 꿈꾸는 자의 몫

[기고]세상은 희망을 꿈꾸는 자의 몫

정운천 농업CEO연합회 회장
2006.04.03 12:08

1981년 키위로 농업에 입문한 이래 23년 동안 오로지 농업 한길만을 걸어 왔다. 외롭고 고달픈 길이었으나 농업에 대한 애정과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올 수 있었다.

1983년 정부는 키위 재배가 국내 환경에 맞지 않는다며 부적합 판정을 내렸고, 1990년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면서 키위는 외국산과 경쟁이 안되니 다른 작목으로 전환하라고 했다.

위기는 동전의 양면처럼 기회이기도 하다. 결국 우리는 키위를 이 땅에 정착시켜 '참다래'라는 브랜드로 키워 냈다. 다국적 키위 기업들과 싸우기 위해 대규모의 유통사업단을 설립, 생산부터 선별·포장·저장·유통·판매까지 전 과정을 사업단으로 일원화해 효율성을 높인 덕분이었다.

또한 시장바닥을 뒹굴며 ‘열등재’로 취급받던 고구마에도 새로운 부가가치를 부여했다. 씻어서 코팅하고, 전자레인지용 고구마도 신규로 개발해 시장에 내놓았다. 그 결과 지금은 1.5배 이상의 가격을 받는 우등상품이 되어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받았다.

현재 한국 농업은 참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시장개방으로 국내 농업 기반은 약화되고 수입 농산물과의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인생의 진로를 결정할 때에는 가장 첨단을 달리는 곳이나 아니면 가장 낙후된 곳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위험이 있는 곳에 투자하는 것이 성공의 여지가 많고 발전의 잠재력이 크다는 말이다.

이러한 잠재력을 발굴하고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한 상식에서 출발하자.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좋은 품질의 상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생산해야한다.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다. 그러나 상품의 가격과 품질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 외에도 상품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사람이다.

당장 상품의 가격이나 품질이 열위에 있어도 경영하는 사람이 출중하다면 부족한 경쟁력을 만회한다. 유능한 CEO 한 사람이 회사의 운명을 바꾸듯, 유능한 농업 CEO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경영의 차별화를 통해 가격과 품질 경쟁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모든 일은 결국 희망을 현실로 변화시키는 사람에 의해 이뤄진다. 산업여건이 우수하고 생산조직과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도 그것을 경영할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농업 또한 예외는 아니다. 분야별·품목별로 주체가 되어 생산 조직을 이끌어갈 젊고 유능한 농업 전문 인력이 지속적으로 육성돼야 우리 농업은 미래가 있다.

품목별로 모든 일을 주도적으로 처리하는 효율적인 조직의 구성과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농업 전문 인력의 육성, 즉 조직과 사람이야말로 우리농업과 농촌 발전의 선결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벤처농업의 발전을 위해지난 30일 ‘한국농업CEO연합회’ 주관으로 열린 '2006 한국농업최고경영자대회'는 참으로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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