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3년내 2000고지 넘는다"

"한국증시 3년내 2000고지 넘는다"

대담=홍찬선 증권부장, 정리=황숙혜, 사진=박성기 기자
2006.04.10 11:19

[머투초대석]장영우 UBS 서울지점 대표

"리서치는 가치를 창출하는 일입니다. 계량적인 분석이 필요할 뿐 아니라 남다른 아이디어로 기업의 가치를 발굴해내는 일이죠. 그만큼 역동적이기도 하고, 많은 도전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매력을 느낍니다."

장영우 UBS 서울지점 대표는 약 9년간의 회계사 생활을 접고 증권맨(애널리스트)으로 변신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한 가지 일에 물이 오르고 익숙한 곳에 안주하고 싶을 때쯤 새로운 도전을 택한 그에게서는 '외국계 금융기관 대표'가 내비칠 법한 권위나 무게를 찾아보기 힘들다.

장 대표는 한국 증시에 관한 한 낙관론자다. 최근 3년 동안 그가 국내 증시를 조심스럽게 봤던 것은 이른바 '중국 쇼크'가 닥쳤던 2004년 4월과 올해 1월이 전부다.

코스피지수가 3년 안에 2000까지도 갈 수 있다고 자신하는 그는 한국 증시의 저평가 요인이 다름 아닌 국내 투자자의 외면에 있다고 말했다.

-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돌파하기 직전 시장을 낙관한 보고서를 냈는데.

▶세 가지 측면에서 시장을 긍정적으로 본다. 우선 펀더멘털 측면에서 부정적인 요인이 아직 남아있지만 영향력이 크게 희석됐다. 시장이 악재를 반영하고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1분기가 지나면서 긍정적인 변수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분기별 실적이 2분기부터 개선되기 시작해 하반기에는 완연한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수급도 우호적이다. 올들어 MMF로 몰린 자금이 9조원에 달했다.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이며, 국민연금도 자금 유입이 큰 만큼 연간 순매수 할 전망이다. 이밖에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이다. 12개월 목표지수를 1550으로 제시했고, 3년 안에 2000도 가능하다.

- 최근 두바이유가 최고치를 기록했고, 환율도 불안 요인인데.

▶원화 절상이 주식시장에 부정적이라는 인식이 크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원화 가치와 주가지수는 정(+)의 관계를 나타냈다. 다만 조선이나 자동차 IT 등 일부 업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이다. 고유가도 시장에 해로운 것만은 아니다. 유가가 오르는 이유가 글로벌 수요 증가에 있다면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금리가 오르는 것도 같은 논리로 해석할 수 있다.

- 한국 증시가 왜 저평가받고 있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국내 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관이 지금까지 매도우위를 보였을 뿐 아니라 개인도 주식 투자에 소극적이다. 가계의 금융자산 비중은 지난해 말 직접투자와 펀드를 합쳐 12%에 그쳤다. 반면 가까운 대만은 60%에 달하고 미국도 40%에 이른다. 한국도 금융자산 구도에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이밖에 재벌의 소유구조 문제가 저평가 해소의 조건으로 꼽힌다. 북핵 문제를 포함한 정치적인 문제도 저평가 이유 중 하나지만 투자자들에게 중대한 사안은 아니다.

- 거시경제 환경이 비슷한 일본은 여전히 가계의 주식투자 비중이 낮은데.

▶일본은 과거 10년 동안 저금리 상태였지만 부동산 가격이 크게 떨어졌고, 소비도 부진했다.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낮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경제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과 차별화된다. 또 일본 역시 최근 들어 변화하고 있다.

- 외국인 투자자에게 추천하는 종목은.

▶핵심 사업이 탄탄하면서 이익률이 높고, 경영진이 투명한 기업을 선호한다. 이같은 조건을 갖춘 동시에 주가 상승률이 시장 대비 낮은 종목이 일순위다.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기업은 선호하지 않는다. 핵심 사업에 주력하는 기업일수록 신뢰가 생긴다. 방만한 사업 확장이 국내 주식시장의 디스카운트 요인 중 하나였는데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 상당 부분 개선됐다. 기업들이 핵심 사업에 집중하면서 안정적인 이익률을 유지하는 것은 주식시장 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 기업 분석에 주로 사용하는 지표는.

▶업종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주로 주가수익률(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사용한다. 경우에 따라 현금흐름할인(DCF) 방식을 사용하기도 하고 EV/EBITDA를 보기도 한다. 각 지표의 과거 흐름을 살피고, 글로벌 경쟁사와도 비교한다. 또 최근에는 기업이 보유한 비핵심 자산에 대한 리서치도 중시되고 있다. 무엇보다 리서치는 사고의 자유와 다양성이 있어야 한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기업의 가치를 꿰뚫어보려면 계량적인 숫자를 분석하는 것만으로는 힘들다. 이 때문에 평소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애쓴다.

- 국내 진출한 글로벌 투자은행과 차별화되는 UBS의 특성은.

▶주식 비즈니스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매우 강력하다. 보통 외국계 IB가 분석하는 아시아 시장이 한국과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로 제한되지만 UBS는 인도와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 그리고 러시아까지 포함한다.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리서치의 팀웍이 좋은 것도 강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외국계 IB 중 국내 브로커리지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 UBS에서 한국인의 위상은.

▶매출액을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의 비중이 중국과 홍콩을 합친 것보다 크다. 한국인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단적으로 아시아 이머징마켓 뿐 아니라 일본과 호주 지역의 주식 매매와 리서치, 파생 사업을 총괄하는 헤드가 한국인(윤치원 이사)이다. 현재 20%선에 머물러 있는 한국 주식 비중을 3년 안에 25%까지 확대하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 얼마 전 소외지역 아동에게 도서를 기증했는데.

▶수익을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지역 사회에 어떤 형태로든 공헌을 해야한다는 것이 UBS의 기업 철학이다. 올해부터 소외지역 아동에게 도서기증 캠페인을 시작한 한편 고대의료원 및 아름다운 재단과 공동으로 소아 환자들이 사회에 적응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 자본시장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국내 증권업계가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보다 업체간 통폐합과 대형화가 필요하다. 은행업계가 거쳐온 구조조정이 증권업계에도 이뤄져야 한다. 같은 시장을 놓고 너무 많은 증권사가 경쟁을 벌이면 초과 이익을 내기 힘들다. 이와 함께 훌륭한 인재를 발굴해 키우고, 업체에 따라서는 특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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