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 없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사상 최고치 경신 후 잠시 쉬어가고 싶은 심리와 눈앞에 불거진 매크로 변수에 대한 부담으로 일단 관망하는 모습이다.
개인과 외국인이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최고치 부근에서 다급하게 차익실현에 나서는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매수 주체도 뚜렷하지 않다. 외국인의 적극적인 지수선물 매수로 시장베이시스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고, 기계적으로 유입되는 프로그램 매수가 그나마 지수 낙폭을 제한하고 있다. 외국인의 매수 공백을 기관이 채우기에는 아직 실탄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장중 코스피지수는 1420~1430에서 제한적인 등락을 보이고 있다. 전날 미국 장기 금리가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5%를 웃돌고 있고, 국제 유가가 사상최고치를 넘었지만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은 견조하다.
◇ 투신 왜 나서지 못하나
지난 11일까지 연일 감소했던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가 17일까지 4일 연속 증가했다. 증가폭은 제한적이다. 하루 500억원 내외에 그치는 순증분도 그나마 해외 투자 펀드의 자금 유입이 이어지는데 따른 것으로, 국내 투자 펀드는 환매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지수가 1월 고점을 넘어서는 강세를 보일 때 국내 자금 유입도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변화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이원기 KB자산운용 대표는 "투신이 매수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간접투자 상품으로 자금 유입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매크로 변수나 주가가 부담스러운 상황이어서 저자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기 지표 둔화가 새로운 사실이 아닐 뿐더러 최근 주가가 단기에 큰 폭으로 올랐지만 여전히 국내 증시가 저평가 영역에 위치해 있어 가격이 부담스러운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원기 대표는 "주식형 수익증권의 자금 동향을 분석해보면 해외 투자 펀드의 경우 순증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국내 펀드의 경우 유입보다 환매가 많다"고 전했다.
일부 투자자의 경우 1300포인트 내외에서 가입한 펀드를 환매해 단기 차익을 남기는가 하면 연초 고점 부근에서 가입한 후 물렸던 투자자들은 지수가 회복되자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투신권은 보유 주식을 매도해 환매 물량을 소화하기에 바쁘다는 설명이다.
독자들의 PICK!
그렇다면 투신 보유 비중이 높은 동시에 단기 주가 상승폭이 컸던 종목을 일단 피하는 전략이 유리할까.
이원기 대표는 그렇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연중 코스피지수가 1600까지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주가 상승을 기관이 주도할 것으로 본다"며 "최근 한 두 달 사이 펀드 환매는 심리적인 요인에 의한 일시적 현상으로 어느 순간 자금 유입이 급증하면서 기관 선호 종목이 시세를 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유가에 추세 망가지지 않아
매크로 측면에서 단기적인 조정을 가져올 만한 핑계거리가 나타났지만 이 정도면 시장 흐름이 견조하다는 평가다.
자산주나 통신주 등을 중심으로 환율과 유가 상승에 따른 소나기를 피해가려는 대안 모색도 활발하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시장 주변에서 우려의 시각이 높아졌지만 의외로 차분한 모습"이라며 "사실 유가 상승에 대해 주식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은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에서 60달러, 70달러를 넘을 때 주가 상승세가 꺾이기 보다 오히려 동조 현상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대한항공이 유가 상승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최고치 부근에서 움직이는 등 가격 변수가 시장의 추세를 망가뜨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시장의 본질은 왠만해서 잘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라며 "업종별로 시가총액 비중 차이가 작아지고 시장을 이끄는 축이 다변화되면서 전반적인 변동성이 크게 축소됐고,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증시가 이룬 의미있는 성과"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