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시아나, 항로 변경의 진실은?

[기자수첩]아시아나, 항로 변경의 진실은?

김용관 기자
2006.10.18 11:22

북한의 핵실험으로 전세계가 발칵 뒤집어진 지난 9일 오후. 아시아나항공이 한장의 자료를 항공담당 기자들에게 뿌렸다.

북핵 실험으로 북한 영공을 통과하는 캄차카 항로 대신 안전한 북태평양 항로를 이용한다는 내용이었다. 아시아나는 이 자료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하기 바로 전날인 8일부터 미국발 항공편의 항로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북핵 실험이 터진 9일에는 사할린 항공편의 항로도 변경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항로 변경이 건교부와 상의없이 자체적으로 취한 조치임을 강조했다. 고객들의 불안 심리를 줄이기 위해 미리 조치를 취한 것을 자랑한 셈이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이같은 발표와 달리 8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일부 항공편에 대해 북한 영공을 통과하는 캄차카 항로를 그대로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뉴욕발 인천행 OZ221편, 9일 인천발 사할린행 OZ576편, 10일 뉴욕발 인천행 OZ221편 등은 모두 캄차카 항로를 이용해 인천으로 들어왔다. 이어 12일부터 16일 오전까지 미주발 및 사할린 운항편 일부도 캄차카 항로를 이용했다.

이같은 내용을 보도하자 아시아나측은 즉각 해명 자료를 보내 반박했다. 아시아나측은 "9일 오후 2시를 기해 북한 상공을 우회하도록 조치한 이후 추가 핵 실험도 없고 특별한 징후도 없어 11일 오전 10시25분부터 항로 변경을 해제했다"며 "대부분의 항공편은 우회 항로를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시아나측의 이같은 해명은 오히려 스스로 오류를 자인한 꼴이 돼 버렸다. 8일 뉴욕발 항공편과 9일 사할린행 항공편 모두 우회 항로를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온 나라를 뒤흔든 북핵 문제를 홍보 기회로 삼은 아시아나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아시아나측은 항로 변경 때와 달리 항로 복귀에 대해서는 고객들에게 아무런 안내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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