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답변을 들으니 비교적 한은 자율성, 독립성을 유지할 소견을 지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23일 한국은행 국정감사가 열린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점. 민주당 김종인 의원의 질의는 이렇게 시작했다. 저녁식사를 끝내고 재개된 국감이 밤 9시를 넘긴 시각이었다.
김 의원은 "통화신용정책을 한국경제의 큰 주름살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은데 지난 8월 금리 인상은 굉장히 잘못됐다고 느껴지는 분들도 있고 잘했다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지나치게 현실과 동떨어진 저금리로 가면서 부동산 투기가 늘었다"며 "금리인상이 가계에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 있는데 한은은 지나친 여론에 움직여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시작된 5차례의 금리 인상 결정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였다. 김 의원의 발언은 금리 인상을 옹호하는 측의 일반적인 논리로 일견 새로운 것이 없다. 하지만 이날만은 참신하게 다가왔다.
김 의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의원들이 일방적으로 금리인상을 비판하는 와중에 나온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은이 부적절한 금리 인상으로 경제와 서민 가계에 주름살을 지게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국민의 대표로 국정을 감시하는 국회의원들로선 금리인상에 따른 서민의 고통을 먼저 헤아리는 것이 순서일 수 있다. 그러나 다수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금리 인상 비판에 나선 것은 당장에 국민들의 정서에 편승하려는 쉬운 접근을 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시중에는 만성적인 저금리 부작용 해소를 위한 적절한 금리인상이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한은의 고민까지 감안해 깊이있고 설득력있게 비판에 나선 의원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진정한 서민들의 고통 해소는 국감장의 '립서비스'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그래서 김 의원의 나홀로 금리 인상 옹호론'은 옳고그름을 떠나 '달랐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