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새 컨벤션센터 '뚝딱'..앙골라를 사로잡다

8개월새 컨벤션센터 '뚝딱'..앙골라를 사로잡다

원정호 기자
2006.10.26 09:42

[머투초대석]남광토건

지난해 6월남광토건(8,840원 ▲50 +0.57%)은 국내 한 건축설계사로부터 아프리카 앙골라 컨벤션센터를 건립할 수 있느냐는 제안을 받는다.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낭골'이 시공사를 찾는데 해외는 물론 국내 내로라하는 건설사들도 족히 2년은 걸린다며 고개를 젓는다. 이 컨벤션센터를 10개월만에 지을 수 있느냐". 컨벤션센터 설계를 맡은 이 회사의 제안 내용이다.

앙골라는 2006년 4월 '아프리카 석유장관회의'를 이곳에서 열기로 해 사정이 다급했다.

이에 남광토건은 남은 공사기간을 역계산해 시공 계획표를 작성해 봤다. 이건식 남광토건 이사는 "사업의 성공 열쇠는 공기(공사기간) 단축이어서 시공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신속한 원자재 조달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무엇보다 협력업체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 최종 수주에 앞서 협력업체의 동의를 얻어낸 뒤 수주를 결심했다"고 회고했다.

이 프로젝트는 남광토건에게 큰 모험과 같은 사업이었다. 제 때 컨벤션센터를 완공하지 못하면 해외에서 망신을 당할 뿐 아니라 막대한 금전적 손실도 감수해야 했기 때문.

회사는 시행 착오를 미리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수차례에 걸쳐 설계하고 20억원을 들여 샘플하우스를 국내서 시공해보기도 했다.

시공팀은 국내에서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 작업을 거친 뒤 500여명의 인부를 데리고 앙골라 현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앞에는 가시밭길이 드리워져 있었다.

광활한 대지에 한 낮에는 기온이 45도까지 올라가는 건조한 날씨에다 모래 바람이 연일 불어댔다. 잠자리가 바뀌어 물갈이 등으로 인해 환자가 속출했다.

회사 관계자는 "인부들은 영양제 주사를 맞아가며 일해야 했고, 말라리아에 걸려 병원에 누운 사람이 속출하다 보니 의무실 침대마저 부족했다"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건설 중장비가 전무하다시피 해 이를 찾는데만 며칠이 소비됐다. 세관 관료들의 느린 업무 진행으로 건설 자재 통관에만 수십일이 걸렸다. 여기에다 장비와 자재들이 도난당하는 사고가 줄이어 발생했고, 현지인들의 업무 태만으로 인해 공사 진척이 무척 더뎠다.

이에 남광토건은 결단이 필요했다. 직원들은 직접 통관소에 가 컨테이너박스를 찾아 분류하는 업무를 했고, 지속적인 독촉 및 회유를 통해 통관 시간을 줄여나갔다.

또 사설경비업체를 고용해 실탄을 장착한 장총을 든 경비원을 배치, 24시간 경계근무를 서고, 매일 아침 조회시간에 현지인부를 설득시키기 위한 교육을 따로 마련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공사의 진행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계약기간은 10개월이었지만 준비 및 자재 조달로 인해 실질적으로 공사가 지난해 8월 시작해 올 4월에 끝났다.

연면적 4700평의 회의실과 미팅룸 등이 딸린 건벤션센터와 귀빈숙소 20채, 파워 플랜트 및 부대시설이 8개월만에 말끔히 들어선 것이다. 발주처인 소낭골 측은 "우리도 반신반의했다. 8개월 만의 완공은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이를 계기로 남광토건은 앙골라에서 큰 신뢰를 얻었다. 소낭골에서 1억5500만 달러짜리 주상복합 빌딩 단지 공사를 비롯해 3000만달러 규모의 연구소 건설, 1300만달러 소낭골 본사 공사 주문을 했다.

이 금액은 800억원이었던 컨벤션 센터의 세배에 가까운 공사 규모. 앙골라에서 수주한 2억7734만 달러(2730억원)는 지난해 남광토건 총 매출(4500억원)의 절반에 이를 정도다.

회사는 현지 인터콘티넨탈 호텔 건설 계약을 앞두고 소낭골과 합작법인도 설립했다.

앞으로 현지 최대의 건설 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직원들의 숙소 및 휴식의 장소를 7개 동으로 건립하고 있다.

남광토건 관계자는 "앞으로 미개발국인 앙골라 지역내 호텔 및 도로, 플랜트 등 기반시설 건설, 앙골라 최대의 건설 회사로의 기반을 굳히고, 과거 70~80년대 수출의 선봉에 섰던 건설 명가로서의 전통을 이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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