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이정식 LG파워콤 사장.."돌아온 장고"
LG파워콤이 초고속인터넷시장에 진출한 지 13개월 만에 10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업계 최단기간이다. 그것도 이미 1200만명 이상이 초고속인터넷을 쓰고 있어 더이상 여지가 없다는 세간의 불안감을 단번에 잠재운 성적이다.
LG파워콤은 내년 상반기까지 150만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시점이면 당기 손익분기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전국 규모의 통신 소매사업에서 사업을 시작한 지 20개월 만에 손익분기점 달성을 계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인식되던 일이다.
통신시장을 놀라게 한 LG파워콤의 성공비결은 '명품전략'이다. '소비자들은 속도와 품질이 보장되면 기꺼이 지갑을 연다'는 상식을 관철한 것이다. 특히 포화상태에 다다른 시장일수록 그렇다는 게 LG파워콤의 생각이다.
―우선 100만 가입자 돌파를 축하드립니다. 통신업계 최단기간에 이런 실적을 올린 비결이 있다면.

▶초고속인터넷사업을 시작하기 전 다양한 서비스업체를 벤치마킹하면서 얻은 결론이 시장은 하이엔드 20%, 미들엔드 20%, 로엔드 20%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이엔드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잘 알려진 통신서비스업체의 홍보를 통해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도 아니었고 가격이 비싼 것을 타박하는 가입자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하이엔드 가입자들의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내놓고 시장에 나서면 적어도 초기에 20% 시장은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 우리 판단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100메가 광랜의 개념으로 속도와 품질을 보장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사업에 뛰어들 무렵 기존 초고속인터넷사업자들은 할인요금을 내세워 가입자 확대에만 주력하는 상황이었고 빠른 속도와 안정적 품질을 약속하는 서비스는 없었습니다. 결국 전체 시장은 포화일지 모르지만 우리가 노리는 '명품' 시장은 여전히 비어 있었던 셈입니다. 이 시장을 공략한 것이 LG파워콤의 초기 성공비결이라고 봅니다.
―초기단계를 넘어선 지금부터 가입자를 더 늘려 내년 상반기에 150만 가입자를 달성하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같은데 또다른 비결이 있으신가요.
▶시장 상황은 지금보다 훨씬 어려워질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전략은 변함이 없습니다. 기업의 성공요소는 서비스의 기능적 차별성과 고객만족입니다. 내년말 200만 가입자 확보를 위한 전략은 이 원칙을 제대로 지키는 것입니다. 전술적으로는 다양한 방법론을 고민 중입니다. 우선 유통채널을 다양화할 계획입니다. 대리점 영업 비중을 낮추고 온라인기업과의 제휴 마케팅을 통해 직접 영업라인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마련 중입니다.
―초고속인터넷은 정보기술(IT)산업의 혈맥이자 고속도로입니다. 하지만 포화상태에 달해 성장의 한계가 우려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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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인터넷사업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접속서비스입니다. 기본적으로 월 3만원가량의 요금을 받는데 이는 최소한의 비용입니다. 여기다 다양한 서비스를 덧붙여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성장동력입니다. 모든 인터넷업체기 이를 고민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LG파워콤은 경쟁사보다 부가서비스가 부족하지 않은가요.
▶큰 그림으로는 LG데이콤과 함께 인터넷 TV(IP TV)와 인터넷전화(VoIP) 사업을 준비 중입니다. 여러 부가서비스를 제공해 성장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 만큼 가입자 기반을 갖추는 것이 그동안의 과제였지요. 이제 그 기본과제를 어느 정도 달성한 상황에서 부가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하는 단계입니다. LG데이콤이 갖고 있는 전화서비스를 다양하게 결합해 내년부터는 VoIP서비스를 본격화할 것입니다. 또 IP TV 준비도 본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전술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같은데.
▶현재 전화와 방송 외에 다른 결합서비스를 원하는 가입자의 요구는 없는지 찾고 있는 중입니다. 즉, LG파워콤의 빠른 속도에서만 이용 가능한 고품질의 콘텐츠나 엑스피드 고객만이 누릴 수 있는 특화된 서비스를 발굴해 보자는 것입니다. 최종적으로 시장에서의 승부는 전화와 인터넷과 방송을 결합한 틀리플플레이서비스(TPS)에 있다고 봅니다. 고객들이 실제 생활에서 만족할 만한 TPS를 결합하기 위한 고민을 계속하는 중이라고 봐주시면 될 것입니다.
―하나로텔레콤이 VOD서비스인 '하나TV'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VOD 계획은 어떻습니까.
▶VOD는 IP TV로 가기 위한 중간단계 서비스입니다. 우리는 굳이 중간단계를 거칠 이유가 없습니다. 바로 IP TV로 갈 것입니다. 이에 대한 기술적·제도적 준비는 LG데이콤이 하고 있고, LG파워콤은 가입자 기반과 마케팅을 제공하는 분업체제로 갈 것입니다. 연내 LG파워콤도 VOD서비스를 제공하기는 하는데 이는 가입자 확대나 매출 증대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가입자 서비스 차원입니다. 100메가 광랜서비스의 우수성을 가장 잘 입증할 수 있는 것이 용량이 많은 동영상서비스인데 이를 가입자들이 실제로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고객만족서비스라는 것입니다.
―하나로텔레콤 인수·합병(M&A)설이 끊이지 않는데 솔직한 입장을 밝혀주시죠.
▶LG파워콤의 초기시장 성공비결이 '명품전략'이라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명품서비스를 이용하던 사람과 낮은 요금의 일반서비스를 이용하던 사람을 섞어놓고 우리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M&A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입니다. 경쟁사들이 낮은 요금을 제시하고 확보한 가입자들을 LG파워콤 가입자로 통합한다면 반드시 우리의 다소 높은 요금에 불만을 느낄 것입니다. 그러면 고객만족이 기업의 성공비결이라는 우리의 전략과 어긋나지 않겠습니까.
―초고속인터넷 상품의 속도를 좀더 세분화하거나 요금을 인하하는 등의 계획은 없으신지.
▶아파트 외에 주택지역에도 100메가와 같은 상위 속도의 초고속인터넷 상품 출시 등 다양한 서비스를 마련하는 작업은 계속할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보다 낮은 속도의 서비스를 내놓는다든지, 10~20메가 정도의 속도를 높여 새로운 서비스라고 마케팅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또 요금을 내려서 가입자를 대량으로 확대하려는 계획도 아직은 없습니다.
―최고경영자(CEO)로서 어떤 경영철학을 갖고 계신지도 궁금합니다. 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가 있다면.
▶'열정'입니다. 모든 직원이 '회사의 발전이 곧 나의 발전'이라고 믿으면 그 기업은 반드시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 믿음의 기본은 바로 '열정'입니다. 열정을 키우는 요인은 △도전적 목표 △신뢰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LG파워콤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조직이 돼야 한다는 것이 저의 경영목표입니다.
―건강은 어떻게 관리하고 계십니까.
▶즐겁게 사는 것이 건강유지 비결입니다. 단적으로 저는 사무실문을 열고 나가면 다시 사무실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회사 일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술자리 같은 데서도 소위'공장 얘기'하는 것을 아주 싫어합니다. 직원들과 회식을 할 때도 '공장 얘기'는 안하는 편입니다.

◇ "통신시장의 '돌아온 장고'"...이정식 사장은?
이정식 LG파워콤 사장은 요즘 "내가 통신시장에 그냥 돌아왔겠냐? 나는 '돌아온 장고'로 왔다"고 곧잘 말한다.
이 사장은 실제로 통신시장을 떠나 있다가 돌아왔다. 떠날 때는 그냥 떠난 것이 아니라 실패의 아픔을 간직하고 떠났다. 1983년 특허청 사무관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 사장은 LG그룹 구조정본부를 거쳐 1999년 LG텔레콤 상무로 통신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당시 임무는 통신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던 IMT-2000사업권 획득. 그러나 결과적으로 LG텔레콤은 2000년말 사업권에서 보기좋게 '물'을 먹었다. LG전자를 비롯해 그룹 차원의 숙원이었던 비동기식 IMT-2000사업권 쟁탈전에서 탈락한 것이다.
이후 이 사장은 LG카드로 자리를 옮겼다. 이 사장은 사석에서 이를 "쫓겨간 것"이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올 1월1일 LG그룹의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치열한 가입자 확보 경쟁을 벌여야 하는 LG파워콤 사장으로 선임됐다.
그가 "돌아왔다"고 표현하는 것은 아픈 과거를 빗댄 말이다. 또 아픈 경험을 다시 하지 않겠다는 각오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이 사장이 LG파워콤의 성과에 대해 갖는 관심과 열정은 남다르다. 성공을 이끌어내기 위해 이 사장이 선택한 키워드는 '고객'과 '현장'이다.
이 사장은 취임 이후 바로 '고객'과 '현장' 중심으로 조직을 바꾸고 스스로 현장으로 나섰다. 취임하자마자 한달 동안 전국 지사를 돌면서 직접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등 고객밀착 현장경영의 시동을 걸었다. 요즘도 틈만 나면 '돌아온 장고'를 외치며 현장으로 뛰어다닌다.
◇약력 △1958년생 △동북고, 서울대 경제학 학사, 미국 프랭클린피어스대 법학석사 △특허청 사무관 △통상산업부 사무관 △LG회장실 해외사업팀 이사 △LG구조조정본부 사업조정팀 상무 △LG텔레콤 IMT-2000사업추진단 상무 △LG카드 전략영업담당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