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혼다를 느낄 수 있는 차 '시빅'

[시승기]혼다를 느낄 수 있는 차 '시빅'

김용관 기자
2007.01.05 10:19

[Car Life]혼다 시빅 2.0

비틀, 골프, 코롤라. 이 차들의 공통점은? 첫 데뷔 이후 지금까지 1000만대 이상 팔린 명차라는 점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일본 혼다의 '시빅' 역시 명차의 반열에 오르기에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지난 72년 출시 이후 8세대를 거치며 전세계에서 1700만대 이상 팔렸다.

시빅은 ‘2006 북미 국제 오토쇼’를 비롯 각종 매체에서 '올해의 최우수 차'로 선정될 정도로 신뢰성을 받은 모델이라 국내 시장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일본의 중소형 대중 세단이 국내 시장에 본격 판매된다는 점에서 특별한 관심을 끈다. 혼다의 과거 행보를 볼 때 다른 수입차는 물론 국산 완성차업체들도 경계의 눈초리를 치켜뜨고 있다.

혼다가 국내에 들여온 시빅은 혼다의 모델 중 아쿠라 브랜드로 캐나다에서만 판매되고 있는 CSX라는 모델에 한국 시장용 옵션을 추가한 것이다. 우선 국내 시장에 2.0리터 엔진을 내놓은 혼다는 올 2월에는 시빅 하이브리드카를 시판할 계획이다. 이번에 시승한 차는 2.0리터 I-Vtec 엔진을 탑재한 모델.

시빅은 기존 세단들과 달리 강한 개성을 드러낸다. 겉에서 보기에도 날렵한 모양새다. 프론트그릴은 어코드와 비슷하게 쐐기모양으로 패밀리룩을 강조하고 있다. 17인치 휠을 장착해 주행성능을 엿볼 수 있다.

그런데 시빅의 외양이 좀 독특하다. 보닛이 상당히 짧은 동시에 앞 타이어는 최대한 앞쪽으로 밀어냈다. 실내에서 보면 엔진룸이 객실 안쪽으로 파고들어와 있다. 이 때문에 운전석 앞공간이 상당히 넓고 깊다. 옆에서 보면 앞 유리창이 운전석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어 시야가 넓은 편이다.

회사측은 이를 '캡포워드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내공간을 많이 확보하기 위한 디자인이라는 설명이다. 덕분에 외양은 작아보이지만 실내 공간은 상당히 넓다. 시빅의 길이*너비*높이는 4540*1750*1440mm로 아반떼급이지만 실내 공간을 보여주는 휠베이스는 쏘나타급인 2700mm에 달한다. 쏘나타의 휠베이스는 2730mm다.

앞바퀴 굴림 방식을 채택해 뒷좌석 바닥은 평평하다. 덕분에 가운데 좌석에 앉아도 별다른 불편함을 느낄 수 없다.

베이지색 고급 가죽을 사용한 시트는 상당히 편하다. 스포츠 버킷 형태의 시트로 운전자의 몸을 잘 감싸준다. 좌석 조절은 자동이 아닌 수동이다. 대부분의 수입차가 자동인 점을 감안할 때 오히려 색다른 느낌이다.

운전석에 앉자 낯선 계기판이 눈길을 끈다. 계기판을 2단으로 배치해 아래는 rpm 게이지, 위로는 속도계를 뒀다. 속도계는 숫자로 표기되는 디지털 방식, rpm 게이지는 아날로그 방식이다. 계기판을 아래위 2단으로 나누는 파격의 사고 방식이 신선하다.

센터페시아 역시 2단으로 나눠져 있다. 위에는 오디오 디스플레이가, 아래는 공조시스템 디스플레이가 자리잡고 있다. 단순하지만 갖출 건 다 갖추고 있다.

특히 이 차에는 수납공간이 여러곳 마련돼 있다. 센터 페시아 아래 부분과 콘솔 박스 앞쪽에 커버를 갖춘 수납공간이 마련돼 있다. 뒤쪽 도어에 수납공간을 마련한 것도 독특하다.

이제는 달려볼 차례. 혼다의 주장대로 다이나믹한 주행감이 일품이다. BMW 320i의 스포티한 주행감과 비슷하다. 급가속하면 엔진 rpm이 레드존을 때리며 한달음에 내달려 나간다. 스포츠모드에서 이용할 수 있는 패들시프트는 운전의 재미를 한층 더 높여준다.

1998cc 직렬 4기통 DOHC i-VTEC 엔진은 1330kg의 몸체를 어떤 속도에서도 부담없이 움직이게 만든다. 5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출력 155마력( 6000rpm), 최대토크 19.7kg·m(4500rpm)을 발휘하는 엔진은 실주행구간에서 편안하게 움직인다.

속이 꽉찬 느낌이다. 조금의 힘도 낭비하지 않고 힘을 뽑아낸다. 보통 차라면 숨이 찰 무렵 엔진 rpm을 높이며 힘들이지않고 쭉 뻗어나가는 느낌이 상당히 짜릿하다. '엔진의 혼다'답다.

핸들링 성능은 어코드보다 한수위라는 느낌이 든다. 물렁한 하체로 인해 휘청거렸던 어코드와 달리 시빅은 딱딱한 서스펜션을 바탕으로 코너를 정확히 돌아나갔다. 스티어링의 무게나 반응성, 피드백 모두 방향을 잡아 주는대로 반응하는 느낌이 깔끔하다.

다만 거친 도로를 통과할 때는 타이어에서 울리는 소음이 크게 들리는 점은 다소 아쉽다. 아울러 딱딱한 서스펜션 때문인지 몰라도 요철을 통과할 때 상당한 진동이 몸으로 전달된다.

경량화된 고강성 보디, 액티브 헤드레스트, 사이드 커튼 에어백을 포함한 6-에어백 시스템 등을 적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전체적으로 시빅은 고성능차는 아니지만 저가에 스포츠 세단의 느낌을 충분히 맛볼 수 있는 차다. F1을 통해 숙성시킨 엔진과 핸들링 성능 등 혼다의 느낌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이 차의 판매가격은 부가세 포함해서 2990만원. 3000만원 미만의 수입차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2990만원은 역시 부담된다. 2500만원이면 눈 딱감고 사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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