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시장] 1·31 부동산대책 실효성

[법과시장] 1·31 부동산대책 실효성

이성문 변호사
2007.02.05 12:20

자연에는 자연의 법칙이 있듯 사회에는 사회 구성원들을 규율하는 법규와 제도가 있다. 이러한 법규와 제도는 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구속력을 갖기 때문에 이를 제정하고 개정하는 일은 아무리 신중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특정 사안에 대한 정부의 정책발표는 시장 참여자들의 역할을 재조정할 뿐 아니라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변화를 수반한다. 따라서 정치인의 정견 발표와는 본질적으로 차원을 달리한다. 정책의 입안과 실행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와 조정을 통해 완급을 조절해야 함은 너무나 당연하다.

정부는 최근 대규모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골자로 하는 '1·31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참여정부 들어 10번째로 나온 대형 부동산 정책이다. 그러나 이번 대책의 효과에 대해 일반 국민은 물론 건설업계와 전문가들 간에도 의견이 엇갈린다. 필자는 1·31대책이 참여정부의 마지막 부동산 정책이 되기를 희망하며, 이번 대책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보완돼야 할 점을 몇가지 지적한다.

1·31대책은 정책 효과를 떠나 건설·부동산업계의 시장질서를 크게 훼손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같다. 시장경제하에서 시장은 수요와 공급이라는 보이지 않은 손에 의해 작동된다. 정부는 어디까지나 시장의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1·31대책에서는 건설·부동산시장의 공급자인 민간 건설업체와 시행사가 철저히 배제돼 있다. 공공이란 이름 하에 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이를 대신하고 있다.

이는 인위적인 조정에 의해 정부가 시장을 주도해 가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부동산 가격의 이상과열을 잡겠다는 정책의지는 이해하지만 민간 건설업체와 시행사는 엄연히 부동산시장의 중심 주체다. 이들을 배제해 민간부문에서의 원활한 주택 공급을 막아서는 안되는 것이다.

집값 안정에 대한 정책목표가 달성되지 않은 시점에서 주거복지 개선문제를 들고 나온 것도 적절치 않다고 본다. 분양가상한제, 분양원가 공개 등 가격안정에 초점을 맞춘 게 바로 직전의 1·11대책 아니었던가. 물론 저소득층과 서민들의 주거복지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그러나 정부 정책의 효과는 시장상황과 정책 실행 시기의 적절한 조화가 이뤄질 때 효과가 나타난다. 현 시점에서 공공임대주택의 공급량을 늘리는 것은 민간주택 공급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이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할 방안이 뒤따라야 한다.

1·31대책의 핵심내용 중에는 주택시장 안정과 서민들의 주거복지 향상을 위해 90조원 규모의 임대주택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 있다. 일정 수익률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펀드를 만들어 임대주택을 건립하고 이를 서민들에게 공급한 뒤 10년 후 임대주택을 매각, 조성 당시 재원의 원리금을 상환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럴 경우 정부는 최소한의 재원으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고 펀드투자자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으며, 서민들은 질 높은 임대주택에서 살 수 있어 1석3조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이 성공적으로 실현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우선 펀드 수익률을 과연 얼마나 보장할 수 있는지가 문제다. 또 주택 건립에 따른 토지의 원활한 확보가 가능할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의 토지 확보 문제는 쉽게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10년 후에 공급된 임대주택을 매각해 펀드 원리금을 상환한다는 방안도 꼼꼼히 생각해 봐야 한다. 계획이 어긋나 펀드가 부실화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31대책으로 민간 건설업체와 시행사 등 부동산시장의 직접 참여자들이 정부에 갖는 불신이 한층 가중된 것같다. 정부는 이번 대책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세부 보완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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