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징능력, 시스템에 달렸다"

"헤징능력, 시스템에 달렸다"

홍혜영 기자
2007.05.04 09:51

[리스크관리=이익 및 경쟁력 원천]<2-3>장외파생상품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

지난해 3분기 홍콩에 소재한 크레딧스위스(CS)증권은 파생상품 부문에서 1억 달러(약 930억원)의 손실을 냈다.

일반적으로 외국계 증권사는 국내 증권사보다 탁월한 헤징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가 "국내 증권사는 외국계에 비해 아직 자체헤징 능력이 미숙하다"는 발언으로 증권업계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파생상품 헤징에서 '난다'는 외국계 증권사도 이처럼 큰 손실을 입게 된 이유가 뭘까. 바로 시장의 변동성 하락을 정확히 예측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외국계 증권사보다 경험이 부족한 국내 증권사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지난해처럼 변동성이 낮은 장에선 대다수의 증권사들이 ELS 헤징으로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정확한 손실을 측정하기도 어렵다고 말한다. ELS나 파생결합증권(DLS)와 같은 상품은 만기가 있어 만기 이전의 상품들은 일정 시점의 '평가손실'을 측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D증권사는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헤징 부문에서 100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보도됐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변동성이 낮아지는 시점에서 무리하게 상품을 발행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모델 계산 방식에는 시스템 외에도 배당 등 여러가지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계 증권사와 국내 증권사의 경쟁력 차이는 결국 '시스템 차이'라는 것. 정원식 한국증권 리스크관리부 차장은 "외국계와 국내 증권사 간에 인적 자원의 수준은 비슷하다"며 "다만 외국계 증권사는 IT 인프라 등 관리 툴(Tool)이 잘 갖춰진 데다 데이터 량이 많아 가격책정의 정밀도가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시장에선 오히려 경쟁에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유지헌 미래에셋증권 장외파생본부 차장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종목 등을 기초자산으로 할 경우 사정을 잘 아는 국내 증권사가 외국계 증권사보다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