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한 삼성전자, 주가하락 용인하나

작심한 삼성전자, 주가하락 용인하나

이승제 기자
2007.05.29 10:00

융단폭격 돌입…"레도오션 빠져들었다" 비관론 대두

증권사들이삼성전자(179,700원 ▼400 -0.22%)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삼성증권은 29일 삼성전자에 대한 6개월 목표주가를 종전 66만원에서 63만5000원으로 내렸다. CJ투자증권도 67만원에서 65만원으로 낮췄다.

목표주가 하향 이유는 간단하다. D램가격 하락으로 2/4분기 그리고 연말까지 실적이 신통치 못할 것이란 비관론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을 5조8000억원에서 5조1000억원으로 내려 잡았다. 내년 영업이익 전망도 6조7000억원에서 6조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삼성전자가 코스피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8년만에 10% 밑으로 떨어졌다. 29일 9시 51분 현재 전일 대비 6000원(1.09%) 내린 54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4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 하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예전에는 "D램 가격이 바닥을 치고 반등하면 3/4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공감대가 있었다. 최근에는 이같은 기대감마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작심한 삼성전자, "갈데까지 가보자"=송명섭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가격이 현금원가 밑으로 내려가고 있는 상태에서 향후 가격하락이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면서도 "문제는 D램 가격의 반등시기인데, 재고가 소진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망을 더욱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송 애널리스트는 이어 "삼성전자는 이번에야말로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결전태세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가 의도대로 시장을 끌고 갈 수 있을 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 등 다른 D램업체들이 현금(실탄)을 제법 두둑하게 갖고 있어 '버티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지속적으로 삼성전자의 대규모 공세에 당해왔던 터라 "이번에는 결코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며 수성에 나섰다.

김장열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D램 업체들 입장에서 볼 때 어차피 적자가 누적된 상태에서 생산량을 줄이거나 투자계획을 유보한다고 당장 좋아질 것도 없다는 인식이 작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그리고 다른 D램업체들이 한치 양보없은 '기 싸움'을 벌이고 있어 D램 가격 반등이 상당기간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CJ증권은 이를 염두에 두고 D램 가격의 반등시기를 종전 5월에서 3분기초로 늦춰 잡았다.

◇주가 바닥은 어디=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50만원 초반대에서 저항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비관론에 기운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벌써부터 "40만원 후반대라면 사 볼 만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처럼 삼성전자의 내년 실적에 대한 하향조정이 잇따를 전망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예전에는 삼성전자에 대한 장기 비관론을 드러내놓고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젠 다르다. 더이상 '예우'해 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삼성전자가 시장평정을 위한 융단폭격을 시작했음에도 다른 업체들이 '게릴라식 버티기'로 부분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 이번 대결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장열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헤게모니를 (부분적으로라도) 되찾기 위해 출혈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그 한계점이 어디인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시장, 특히 D램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변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수익성은 떨어지는 '한물간' 시장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정색을 하고 마이너업체들과 전면전을 펼치고 있는 것도 이같은 한계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송명섭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전면전이 성공할 경우 단기적으로 내년 또는 내후년까지는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난 10여년간 똑같은 전략을 계속 써 왔는데, 결국 이 패턴에 갇혀버리는 한계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근본적인 해결책은 결국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견해 이를 적극 육성하는 블루오션 전략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악재 속 호재에 주목하는 시각도 나온다. 김영준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부문의 약화는 추가로 주가를 누를 요인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부정 속 긍정론을 폈다. 수급상황을 봤을 때 공급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감에 기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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