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입 재원 전혀 걱정 안해"··한은 통화스왑 토대로 적극개입
외환당국의 표정에 '자신감'이 번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심지어 마음만 먹으면 끌어올릴 수도 있다는 뉘앙스까지 곳곳에서 감지된다.
"올해말 원/달러 환율은 지금보다 높을 것"(김성진 재정경제부 차관보)이라는 발언도 서슴치 않는다. 늘 있어왔던 당국의 전형적인 '허풍'(Bluffing)과는 사뭇 다르다.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의 '통화 스왑(맞교환)' 활성화로 개입 여력이 대폭 확대됐다는 관측이다.
재경부 고위 당국자는 19일 "외환시장 개입 재원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최근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에 (개입 재원에) 제한이 없다고 생각해도 된다"고 밝혔다.
올해 외국환평형기금 운용계획에 따르면 정부의 개입 '실탄'인 '외환시장안정용 국고채'(환시채) 순발행 한도는 11조원이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환시채 순발행 한도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행과의 협조가 원활하다"며 한은을 통한 개입 여력이 확대됐음을 시사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 12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환투기나 (외환시장의) 지나친 쏠림현상에 대해 정부는 충분한 방안을 갖고 있다"며 "한은도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와 공동으로 보조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한은과 국민연금 간 통화스왑이 활성화된 것이 한은의 개입 여력 확대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된다.
통화스왑을 통해 한은은 외환시장 개입으로 생긴 달러화를 국민연금에 넘기고, 대신 국민연금의 원화를 받아온다. 이를 통해 한은은 통화안정증권 발행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꾸준히 달러화 매수 개입을 할 수 있게 됐다.
최근 한은이 외환시장 개입에 협조적이라는 점도 당국의 자신감에 한몫한다. 한 재경부 관계자는 "지난 2003~2004년과 달리 지금은 한은과 환율을 보는 시각에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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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의 개입 의지도 강해졌다. 조원동 재경부 차관보는 지난 4월19일 정례브리핑에서 "지금까지 개입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해왔지만, 당국의 노력까지 포기했다는 뜻은 아니다"며 "필요할 때는 적극적으로 (개입) 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성진 차관보는 5월10일 정례브리핑 직후 "투기세력의 지나친 움직임에 대해서는 가만 두지 않겠다"며 발언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어 임영록 재경부 정책홍보관리실장은 지난 18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투기적 요인 등으로 원화가 과도하게 절상되는 경우 단기 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환율도 이에 반응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927원선에서 번번히 반등하는 것이 이와 무관치 않다. 지난 18일에도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927.5원까지 떨어진 뒤 반등, 928.3원(서울외환시장 기준)에 거래를 마쳤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정부는 원/달러 환율 925~927원대를 저지선으로 보는 것 같다"며 "원/달러 환율이 약 한달째 927~932원 박스권을 이루는 것에는 정부 개입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