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연동국채 금리 제대로 매겼나

물가연동국채 금리 제대로 매겼나

강종구 기자
2007.06.22 15:14

물가연동국채(KTBi)의 금리가 과도하게 높게 매겨졌을 수 있다는 의문이 제기됐다. 금리가 반영하고 있는 기대인플레이션 수준이 시장의 컨센선스와 너무 차이가 난다는 것.

의문을 제기한 사람은 SK증권 애널리스트인 양진모 과장. 그는 지난 20일 올들어 두번째 실시된 KTBi 낙찰금리 3.35%로 결정된 것이 기대인플레이션이 아니라 5월 현재 인플레이션율을 반영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양 과장에 따르면 선진국 물가연동국채의 경우 연평균 인플레이션율을 잣대로 금리가 결정되는 것이 보통. 이 기준을 따라 올해 우리나라 연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의 시장 컨센선스인 2.7%를 적용할 경우 20일 발행된 물가연동국채의 금리는 3.35%가 아닌 2.91%가 됐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가 채권시장에 던진 질문은 "미래 예상되는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지금 당장의 인플레이션으로 금리를 매긴 것 아니냐"는 것이다.

양 과장은 "5월 전년동월비 소비자물가상승률 2.3%(정확히는 2.275%)가 지속된다고 가정하고 평가하면 20일 현재 5.53%인 국고채 10년물과 같은 가치를 갖게 하는 물가연동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35%"라고 말했다.

그러나 채권 선진국의 경우 물가연동국채에 반영된 기대인플레이션율(명목국채 금리-물가연동국채 금리)이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와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올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 컨센선스인 2.7%를 적용해 다시 물가연동국채 금리를 산정하면 2.91%. 20일 낙찰금리와 무려 0.43%포인트의 차이가 생긴다.

만약 물가연동국채 금리가 기대 인플레이션이 아닌 현재의 인플레이션율로 산정됐고 앞으로도 계속 이런 방식이 지속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물가가 시장의 예상대로 된다면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대에 이르게 된다. 명목국채 금리와 물가연동국채 금리가 지금보다 훨씬 큰 폭으로 벌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물가의 매달 변동에 따라 두 국채의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지 모르는 위험에 처하게 될 수 있다.

양 과장은 "물가연동국채 물량이 적어 유동성프리미엄이 크다고 하지만 앞으로 잔액이 10조원까지 늘어나게 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물가연동 국채 금리가 너무 높게 형성되면 명목국채 10년물을 팔고 물가연동국채를 사는 거래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물가연동국채의 제값 찾기는 이미 시작됐다고 양 과장은 보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 국고채10년물 금리가 무려 0.12%포인트 급등한 원인중 하나가 물가연동국채 보유자들이 명목국채를 공매도했기 때문으로 짐작하고 있다.

양 과장은 "21일 국고채10년물 금리는 5.65%, 물가연동국채10년물은 3.35%로 두 국채의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율(BEI)은 2.3%가 됐다"며 "이로 인해 물가연동국채에 내재된 연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 가정치도 2.275%에서 2.39%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양 과장의 생각대로 현재 물가연동국채가 기대인플레이션을 지나치게 낮게 반영하고 있다면 앞으로 물가연동국채 금리가 떨어지든지, 명목국채 금리가 더 올라야 한다.

국고채 10년물을 환매조건부(Repo) 또는 대차거래로 빌려와 시장에 매각하고 그 돈으로 물가연동국채를 살 수 있다. 국고채 10년물은 나중에 금리가 충분히 상승했을 때 싸게 매입해 돌려주면 된다.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물가연동국채 금리가 덜 오를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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