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 시위 장소에 구리가면이 등장했다. 구리가면을 쓴 이천시민들의 주문은 하이닉스 이천공장에 구리공정을 적용한 반도체라인 증설을 허용하라는 것이었다. 구리가 무해하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구리가면 퍼포먼스를 벌였다.
하이닉스는 당시 환경부의 반대로 이천공장에 구리공정을 적용한 반도체라인을 세우지 못하고 청주로 내려갔다. 환경부는 수도권 수질오염에 영향을 줄 수 있는만큼 이천에는 구리공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폈다.
이천시민들의 주장처럼 구리가 수질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구리는 수은 카드뮴 등과 함께 수질오염을 유발하는 중금속 중 하나다. 구리가 5ppb(10억분의1그램)만 물에 용해되도 수생생물은 살지 못한다. 4ppb 정도면 잉어의 새끼가 죽을 수 있다고 한다.
정부는 반년만에 하이닉스의 구리공정 전환을 허용했다. 하이닉스 이천공장에서 나오는 폐수가 하천에 유입되지 않도록 무방류 시스템을 갖추면 구리공정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리공정 전환으로 하이닉스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더욱 미세한 나노 공정으로 첨단 기술의 반도체를 만들어 대규모 경제적 효과를 거두게 됐다.
경제적 효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완벽한 무방류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만에 하나라도 구리가 방류되지 않도록 2중 3중의 시설을 갖춰야 한다.
환경은 한번 망가지면 이를 원상복구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 피해는 광범위하게 퍼진다.
유럽에선 수질오염과 상관없는 은나노의 환경 영향에 대해서도 평가를 한다. 혹시라도 유익한 박테리아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이닉스에 주어진 기회를 잘 활용하는 것은 환경 보호에 달려있다. 구리가면은 그냥 쓸수 있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