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도전 2007-上]투자경쟁에서 수익경영으로..상생협력도 시도
올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산업 중 하나가 바로 LCD이다. 지난해까지 실적악화로 고전했지만 올해는 급격한 수익성 개선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LCD 산업이 호황국면에 진입했고 이 추세는 향후 2~3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LCD 산업이 부활한 원인과 업계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과제를 2회에 걸쳐 짚어본다.<편집자>
LCD 산업은 대표적인 장치산업이다. 막대한 자본을 동원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한국과 일본, 대만의 LCD 업체들을 그동안 투자 경쟁을 벌여왔다. 공급능력과 원가 경쟁력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었다. 이 같은 투자 경쟁은 '공급초과 유발→제품 가격 하락→수익성 악화→투자 위축→공급 부족→가격 상승→수익성 개선→투자확대'라는 상황을 반복적으로 발생시켰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공격적인 투자 경쟁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LCD 산업의 화려한 부활의 이면에는 이같은 패러다임의 변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경쟁을 자제하면서 공급과잉이 줄어든 반면 LCD TV 등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호황국면에 들어섰다는 것.

◆투자경쟁에서 신중한 투자로 패러다임 변화= 패널 업체들은 2004년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무리한 차세대 라인 투자보다는 기존 라인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신규 라인 투자에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SK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주요 LCD 패널업체들의 설비투자금액은 9조원 정도로 2006년 대비 39.1% 감소할 전망이다. 2004년 이후 3년간 연평균 14조6000억원의 대규모 투자가 지속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감소다.
실제로 LG필립스LCD는 최근 5.5세대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LPL은 5.5세대 투자를 철회하는 대신 기존 라인의 효율성을 높여 생산능력을 높이기로 했다. LPL 고위 관계자는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무조건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던 관행에서 투자의 패러다임이 변한 것"이라며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투자로의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조만간 8세대 패널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8세대 이후 투자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단계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차세대 패널 개발을 선도해 왔고 경쟁사인 일본의 샤프가 이미 4조원을 투입해 10세대 양산 계획을 발표한 것에 비하면 신중한 태도로 돌아선 것이다.
투자에 신중해 지는 대신 기존의 생산라인의 효율화 등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강화되고 있다. LPL이 맥스캐파활동을 통해 기존 공장의 개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고 삼성도 각종 낭비 요소 제거, 장비 생산력 극대화를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경쟁하되 공생 분위기도 무르익어= 투자 경쟁의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상생의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 지난 5월 업계의 숙원 사업 중 하나였던 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출범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협회 출범을 계기로 삼성전자, LPL은 그동안의 배타적인 관행에서 벗어나 패널 상호구매, 특허협력, 패널 표준화 등에 나서기로 했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LCD TV 생산에 필요한 LCD 패널 중 부족한 부분을 대만업체에서 구매해 왔다. 국내에 패널 재고가 쌓이는데 굳이 대만에서 사온 이유는 삼성과 LG의 실속없는 자존심 경쟁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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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당장 패널을 상호 구매하거나 특허 공유, 패널 표준화가 실현되기는 어렵지만 가능성은 엿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8세대 양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LPL도 삼성과 같은 크기의 8세대 패널 생산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LPL은 이미 삼성과 협력사들이 개발해 놓은 장비를 사용하면 되기 때문에 양산까지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개발비용도 줄일 수 있다.
LG경제연구소 이병주 선임 연구원은 "처음에는 경쟁하다가 결국 투자를 조절하는 것이 모두에게 좋다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라며 "최근 LCD 업계가 살아나면서 다시 기술경쟁의 조짐이 보이지만 수요가 있을 때 투자하는 합리적 전략이 요구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