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자유게시판 폐쇄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가 여론에 귀를 닫는 등 점차 폐쇄적인 조직으로 변하고 있다. 여름 휴가 이후 시작될 현대차 임금 협상도 이래저래 힘들어질 전망이다.
현대차(491,000원 ▼26,000 -5.03%)노조는 최근 확대운영위원회를 열고 임단투가 본격화되는 여름 휴가 이후 노조 홈페이지 내의 자유게시판을 잠정 폐쇄키로 결정했다고 27일자 현장소식지를 통해 밝혔다.
집행부가 밝힌 폐쇄 이유는 "지난 6월 투쟁 당시 수구 언론들이 투쟁을 왜곡하기 위해 일부 작전세력(?)이 의도적으로 작성한 자유게시판 내용을 악의적으로 인용했다"는 것.
일반적으로 임단협이 열리는 기간동안 노조원간의 불필요한 오해가 오가는 것을 막기 위해 노조게시판을 잠정적으로 폐쇄하기도 한다. 임금 협상을 진행 중인 기아차 노조도 정보통신 운영 세칙에 따라 '쟁의행위 총회 가결시부터 쟁의 종료시까지 일시 중단한다'며 게시판을 폐쇄했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처럼 폐쇄 이유를 '수구언론의 악의적 인용'이라고 못박은 경우는 찾기가 힘들다. 자유게시판은 말그대로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펼칠 수 있는 장으로, 집행부가 독단적으로 의견을 결정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볼 수 있다.
현대차 노조가 임단협을 앞두고 이같은 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은 지난 6월 한미 FTA 반대 파업 당시 자유게시판을 통해 흘러나온 노조 내부의 강력한 반발로 파업 동력이 크게 약해진 것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조합원들은 노조 자유게시판에 파업 재고와 자제를 촉구하는 글을 잇따라 올렸으며, 이것이 전현직 노조간부와 현장노동조직, 일반 조합원, 동호회의 대자보와 유인물, 서한문, 서명운동 등으로 이어졌다.
결국 집행부는 내부 반발과 이를 인용, 보도한 '수구 언론(?)'으로 인한 부정적인 여론 확산을 감안해 파업 계획을 부분적으로 철회할 수 밖에 없었다. 이후 투쟁 동력 역시 크게 약화됐다. 자유게시판을 통해 확산된 부정적인 여론에 집행부가 항복한 셈이었다.
업계에선 현대차 노조가 임단투를 앞두고 비슷한 사태가 다시 일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이같은 사전 조치를 취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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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한 노무 관계자는 "비판 여론에는 귀를 막고, 입맛에 맞는 말만 듣겠다는 것"이라며 "향후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 내부의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은채 일방적으로 집행부의 입장을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