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발벗고 나서겠다는데 KTF가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요? 난감할 겁니다."
KTF가 3세대(3G) 시장에서 펼치는 '쇼'를 조용히 지켜보기만 했던 SK텔레콤이 본격적인 추격적을 예고했다.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도 3G 서비스 가입자는 40만명이 채 안된다. 120만명의 '쇼' 가입자를 확보한KTF에 한수 접힌 셈이다. 그러나 지난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 3G 마케팅 비용을 늘리겠다"며 그간의 신중론을 바꿨다. 이제 '때가 됐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KTF처럼 3G에 올인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무리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그 화력은 결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하반기 EBITDA(법인세, 이자 및 감가상각비 차감전이익) 규모가 상반기에 비해 줄어들 것이라고 밝힌 대목에서도 반격의 강도를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공격적인 마케팅 예고에도 불구하고 수익 악화를 크게 우려하는 시각은 많지 않다. 하반기에 쏠 실탄을 충분히 쌓아뒀기 때문이다. 회사가 제시한 올해 마케팅비 전망치 기준으로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쓸 수 있는 마케팅비가 더 많다.
오히려 우려의 시선은 KTF에 쏠리고 있다. 과열된 이동통신 시장이 하반기 다소 진정될 것으로 예상하며 한숨 돌리려 했던 KTF는 SK텔레콤의 3G 강공 방침에 당황스러워 하는 눈치다.
상반기에 너무 많은 마케팅비를 쏟아부은 KTF로서는 하반기 시장 대응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2분기 영업이익은 40%나 줄었고 마케팅비는 매출의 30%에 근접했다. 그렇다고 만년 2등에 머물다 '쇼' 브랜드로 1등에 올라선 3G 시장을 쉽게 내줄 수도 없어 결국 수익성을 희생하면서 가입자 확보에 나서는 위험한 쇼를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
3G 시장을 앞장서 개척한 KTF의 공로는 결코 작지 않다. 하지만 그 길목에서 SK텔레콤이 실익을 챙기려는 모습은 냉엄한 경쟁의 현실을 보여준다. 두 선수들의 하반기 접전이 3G 시장을 획기적으로 넓히는 윈윈의 성과를 거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