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빅브라더의 조언

[기자수첩]빅브라더의 조언

성연광 기자
2007.10.04 10:51

"새로운 정보화 시대에 걸맞는 개인정보보호 표준을 만들자"

검색과 구글어스(위성지도) 등의 서비스를 통해 '정보화 시대의 빅브라더'에 가장 가까운 모델로 지목돼온 구글. 그 회사의 에릭 슈미츠 회장이 최근 유럽과 미국 현지 언론매체들에 기고한 칼럼의 요지다.

슈미츠 회장은 이 칼럼에서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터넷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개인의 모든 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더 이상 개인적인 비밀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새로운 개인정보보호 기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설명하면서 슈미츠 회장은 구글 검색을 통한 자사의 개인정보 수집사례를 예로 들었다. 구글은 그동안 사용자의 검색쿼리(검색어)와 함께 컴퓨터의 IP주소, 쿠키를 함께 기록해 저장해왔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 이슈와 더불어 앞으로 IP주소와 쿠키의 일부분을 삭제키로 결정했다는 것.

슈미츠 회장이 굳이 자사 사례를 든 이유는 업계의 자율정화 노력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지만, 반대로 일개 회사에 전세계 네티즌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얼마든지 손쉽게 감시당할 수도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그만큼 개인정보보호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이슈다.

문제는 국내 현실은 이같은 구글의 인식에도 한참 뒤쳐져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지난해 1~2월 개인정보 열람자를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한 결과, 모두 691명의 직원이 1647건을 업무목적 외에 열람한 사실이 적발됐다. 건강보험공단 역시 12차례에 걸쳐 294건의 가입자 정보를 조회하거나, 불법 채권추심업자에게 넘겨준 사례까지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사업자 등 민간기업 뿐 아니라 공공기관조차 개인정보관리실태가 위험수위를 넘어선 지금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개인정보보호기본법을 비롯한 개인정보보호 관련법안들은 3년째 국회 상임위에서 계류 중이다.구글 에릭슈미츠 회장의 글로벌 표준 논의 동참에 앞서 제대로된 국내법 제정조차 아쉬운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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