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반 압력반 '코스피 러시'

기대반 압력반 '코스피 러시'

전필수 기자, 전혜영
2008.03.03 08:57

[꿈을 잃은 코스닥(중)]

"이 상태라면 우리도 요건이 된다면 코스피로 가고 싶다." vs "와 봐도 별 것 없다. 문제는 (시장이 아니라) 회사의 본질 가치다."

최근 코스피시장으로 떠나는 코스닥기업들을 바라보는 상반된 시각이다.

LG텔레콤(16,600원 ▲1,110 +7.17%)무학(8,650원 ▲100 +1.17%)등 코스피로 떠나거나 떠날 마음이 있는 기업들은 한결같이 코스닥 시장의 신뢰도를 얘기한다. 지난해 코스피로 간 코스맥스도 마찬가지다 "코스맥스는 해외기업들과의 거래에서 코스닥보다 코스피시장에 있다는 것이 더 높은 신뢰를 준다고 판단, 시장 이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 이전기업 관계자는 "코스피시장이 요구하는 기준이나 조건이 더 엄격하기 때문에 그 기준에 통과했다는 것은 '보다 안정적인 회사ㆍ건전한 회사'라고 외부에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부에서도 그렇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며 "금융기관 같은 경우 차이가 많이 난다는 얘기도 있다"고 덧붙였다.

◇ "투자자들이 이전을 원했다"=기업 신뢰도 제고와 함께 이전 기업들이 단골로 대는 이유는 투자자들이다. 지수 2000 시대까지 열었던 코스피에 반해 여전히 장기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코스닥을 투자자들이 "떠나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게 이전 기업들의 설명이다.

이들 기업의 생각도 일반 주주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코스피로 가서 그동안 억울하게(?) 받던 코스닥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겠다는 욕구를 감추지 않는다.

LG텔레콤은 "코스피로 가면 인덱스형 펀드 자금도 들어올 수 있어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비록 3위지만 79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는데 코스피의 SK텔레콤과 KTF에 비해 코스닥에서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얘기다.

코스닥시장에 있는아시아나항공(7,870원 ▲1,140 +16.94%)도 코스피에 상장된 경쟁사인대한항공(27,300원 ▲1,550 +6.02%)에 비해 상대적으로 푸대접 받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코스피시장으로 옮기면 대형 지수에 편입되고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이전 결심을 굳혔다.

문제는 시장의 차이가 아니라 기업가치의 차이=그렇다면 이들 생각처럼 코스피시장으로 갔을때 코스닥에 있을때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았을까. 몇년전 같은 생각으로 코스피시장으로 향했던 선배 이전회사들은 고개를 젓는다. 일부는 오히려 코스닥에 남았더라면 더 좋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2003년 코스닥시장의 변동성을 피해 코스피로 옮긴엔씨소프트(279,000원 ▲16,000 +6.08%)와 이듬해 뒤를 이은KTF는 이전효과가 거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시장을 옮겼다고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더 오지도 않았고, 변동성은 오히려 코스닥때보다 더 높아졌다.

또 코스피 상장요건이 되면서도 코스피로 갈 생각은 전혀 안하는 코스닥기업도 있다. 시가총액 면에서 코스피의 대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NHN(213,000원 ▲11,500 +5.71%)은 코스닥 사수 입장에 변함이 없다. 2004년 KTF의 이전으로 시총 1위 자리를 물려받은 NHN은 당시보다 시총 규모를 30배 가량 늘린 상태다.

2004년 KTF에 이어 코스피 이전을 추진하다 라이코스 부실때문에 발목잡혔던다음(45,950원 ▲3,000 +6.98%)은 이후 시장 이전 생각을 접은 상태. 현재 경영진은 코스피 상장 요건이 되는지 여부조차 모를 정도로 시장 이전은 관심권 밖이다. 다음도 코스피 상장 추진때보다 시총이 4배 가량 늘어났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어떤 시장에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면서도 "아직 차별화된 모습을 각인시키지 못한 기업들 입장으로선 최근 탈코스닥 현상이 달갑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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