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급전 융통 후 M&A로 연결

대한전선, 급전 융통 후 M&A로 연결

김용관 박홍경 기자
2008.04.14 08:45

[이슈리포트/대한전선]② 독특한 투자활동 '입소문'

이 기사는 04월13일(15:36)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급전이 필요한 기업들이 대한전선을 찾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부도 직전까지 몰린 기업들이 대한전선의 지원으로 기사회생한 사례들은 이미 입소문이 파다하게 났다.

대한전선(28,650원 ▼1,400 -4.66%)스스로도 타회사에 대한 각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본업인 전선업이 뒷전으로 비쳐질 정도다.

실제 무주리조트(2002년), 진로 정리채권(2003년), 쌍방울(현 트라이브랜즈, 2004년) 등 매년 매물을 걷어갔다. 지난해에도 명지건설 인수(500억원), 무주기업도시 출자(440억원), 이탈리아 전선업체 프리즈미안 지분 인수(5200억원) 등 적극적인 투자 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대한전선은 다른 M&A 사례들과 전혀 다른 방식을 동원해 눈길을 끈다. 시장에서 지분을 인수하는게 아니라 지분이나 우량 물건을 담보로 잡은 후 자금을 대여하는 방식을 택한 것.

대한전선이 인수한 쌍방울이 대표적인 사례. 당시 대한전선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SBW홀딩스라는 회사에 200억원을 빌려준 후 이를 돌려받지 못하자 주식으로 대신 받고 이어 추가 매입을 통해 쌍방울을 인수해 버렸다.

또 대한전선은 지난해 시공능력 평가 188위인 영조주택에 203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빌려주고 원금 이상의 수익을 보장받는 대신 영조주택 지분 100%를 담보로 받았다. 재무사정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담보로 잡은 지분을 행사, 회사를 인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신구건설 역시 정상화되면 자금회수에 문제가 없으나 문제가 발생할 경우 담보로 잡은 사업장을 매각하거나 직접 회사를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에 인수한 남광토건의 경우 지난해말 주식 468만여주를 담보로 잡고 대주주인 알덱스에 408억원을 대여한 적이 있다.

바로 이같은 독특한 투자활동이 기업들을 불러모으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부도 등 최악의 상황만은 피하고자 하는 기업 오너들의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 급전을 융통해 준 사례가 늘어나면서 입소문이 퍼진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거간꾼(브로커)까지 끼어들고 있다. 대한전선측과 자금 협상을 벌였던 한 관계자의 증언.

"자금 사정이 악화되자 일면식도 없는 브로커가 찾아와 대한전선을 소개했다. 대한전선에 찾아가면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이야기에 솔깃했지만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직접 대한전선 관계자를 만나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면서 기대감이 높아졌다."

대한전선도 자금 대여 업무에 적극적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말이다.

"대한전선 내부에 자금 대여를 전담하는 팀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M&A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노하우도 상당히 축적하고 있는 것 같다. 브로커가 등장하는 걸 보면 사채시장과 직간접으로 연결돼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하게 된다"

실제 지난해 10월말 현재 대한전선의 운용자산 1조1700억원 가운데 단기대여금이 2500억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대한전선의 정체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대한전선이 거액의 여유 자금을 사실상 사채로 굴리고 있는 걸 보면 제조업체인지 대부업체인지 구분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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