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중기 신용정보 공유하면
금융회사들이 거래 중소업체들의 신용정보를 공유하기로 한 것은 무엇보다 민간 주도로 중소기업 신용평가(크레디트뷰로·CB)시스템을 만든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정부는 2003년 '카드대란'의 재발을 막기 위해 개인 금융소비자들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크레디트뷰로 설립을 주도했다. 하지만 개인 고객보다 거래자금 규모가 큰 중소기업 신용평가 영역은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

◇"옥석 가린다"=중소기업 CB를 통해 중소기업들의 신용상태가 거의 실시간으로 파악되면 우량업체들을 붙잡기 위한 금융기관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신업체의 부실징후가 있어도 타행 거래현황을 완벽히 파악하는 게 어렵다는 점이 중소기업 대출의 한계였다"며 "전체 금융기관들의 연체현황을 즉각즉각 알게 되면 여신관리가 손쉬워져 자금집행을 보다 신속히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고민이 반영된 탓인지 주요 시중 은행은 한국기업데이터(KED)를 통한 정보공유 방안에 가장 적극적이었다는 후문이다. 나아가 이들은 중소기업 대출계획도 늘려잡고 있다.
박해춘 우리은행장은 올해 창업 및 일자리 창출부문 및 혁신형 중소기업에 총 6조원의 지원계획을 밝혔고 강정원 국민은행장, 신상훈 신한은행장, 윤용로 기업은행장 역시 중소기업 현장방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소기업들로서는 업종·신용도별로 이해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업체들은 옥석을 바로 가리는 시스템이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부도가 잇따라 발생하는 지방 중소건설사들의 경우 리스크 관리체계가 강화되는 만큼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 반면 건전성에 문제가 없는 대형사들은 이전보다 자금채널이 넓어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넘어야 할 산 많다=금융계에선 중소기업 크레디트뷰로 구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고 지적한다.
금융계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중소기업의 신용도를 정확히 알 수 있게 돼 부실대출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가 클 것"이라면서도 "업체별로 KED에 제공할 수 있는 정보의 양과 질이 다를 수 있어 이해상충 문제도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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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장유환 KED 대표는 "금융기관들이 갖고 있지 못한 다양한 정보를 CB에 결합해 시너지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단순한 정보수집 기능을 넘어 새로운 평가지표를 만드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KED가 자체적으로 수집하고 있는 비금융권 상거래 연체정보를 비롯해 휴·폐업 기업정보, 소송현황, 법인등기변경 등의 특수정보를 추가하면 금융권에서 가진 정보 이상의 가치가 나올 거라는 설명이다.
자칫 중소기업 정보가 업체별 이해에 따라 분산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KED뿐 아니라 D&B코리아 한신평정보 등 관련 업체들도 금융권의 중소기업 신용정보를 집중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KED와 경쟁관계인 이들 업체가 취합한 정보가 공유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