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조회공시가 존재하는 이유

[기자수첩]조회공시가 존재하는 이유

전필수 기자
2008.05.20 13:12

"아니 조회공시가 도대체 왜 있는 겁니까?" - 투자자 최모씨

"자회사 내용은 공시 내용이 아니다."- 증권선물거래소(KRX) 공시 담당자

투자자 최모씨는 지난 16일 오후, 지이엔에프(옛 헬리아텍)의 조회공시 답변을 보고 분통을 터뜨렸다. 분명 며칠전 파푸아뉴기니 가스전에서 가스가 발견됐고 매장량도 상당하다는 뉴스를 봤는데 답변 내용은 주가급등에 영향을 미칠만한 내용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 답변 후 지인엔에프 주가는 다음날 하한가까지 밀렸다. 가스 발견 소식에 4일 연속 상한가를 치며 끓어오르던 열기는 한순간에 식었다. 모처럼 들린 자원개발 선봉장의 희소식에 열광하던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친 것은 당연한 일. 투자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지이엔에프는 공을 거래소로 돌렸다.

회사 고위관계자는 "인터오일(지이엔에프가 투자한 파푸아뉴기니 가스전의 개발회사)의 가스 발견 소식을 조회공시 답변으로 내놓으려고 했지만 거래소 담당자가 규정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자신들은 며칠전 발표한 내용과 전혀 다른 엉뚱한 조회공시를 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는 주장이다.

거래소측은 이 공시가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코스닥시장본부 공시팀 담당자는 "파푸아뉴기니 가스전 얘기는 자회사 얘기로 보도자료도 지이엔에프측이 낸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며 "자회사 공시는 모회사의 공시의무사항이 아니므로 공시위반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움직인 명백한 증거(관련기업의 발표와 언론사 뉴스)가 있는데도 규정때문에 조회공시는 엉뚱하게 나가게 된 셈이다. 물론 조회공시의 기준을 완화한다면 일부 불순한 세력들이 조회공시마저 회사 홍보 등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헬리아텍 시절 금융감독원과도 마찰을 일으킨 회사니 더더욱 몸을 사릴 수 있다.

그래도 이런 이유가 "뉴스와 다른 내용이 버젓이 나가도 괜찮은데 조회공시가 왜 있냐"는 투자자들의 물음에 대한 답은 될 수 없다. 공시는 투자자 보호의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