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 현실속 PER와 2분기실적에 목매
코스피지수가 장중 또 다시 17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외국인이 지수선물 순매도 규모를 줄이고 프로그램 순매수가 이틀째 이어지면서 전날에 이어 1700선을 회복했지만 취약한 장세흐름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투신권(자산운용사)은 이틀간 3000억원 가까이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올인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증시 최대 변수로 자리하고 있는 미국 공개시장회의(FOMC)를 코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1700선을 지키면서 기다림의 미학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해 줄 수도 있겠지만, 증폭되고 있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소용돌이 속에서 휘청거리고 있다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일 것이다.
주가수익배율(PER)이 10배로 다시 떨어져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하면서도 정작 주도주를 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주식형펀드의 현금 비중이 연중 최대인 10%선까지 높아졌기 때문에 매수여력이 충분할 것 같다고 보면 오산이다.
베트남, 중국 펀드는 물론 국내 주식형펀드에 대해서도 진정 장기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파하고 있지만 환매가 터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게 보다 현실감 있는 얘기다.
외국인의 매도공세에 치이는 상태에서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예전같지 않기 때문에 이미 자신감을 상실했을지 모른다.
최근 증시 조정으로 코스피 PER가 10배 중반 수준으로 하락하며 지난 3월 연저점(1537)을 기록할 당시 10.3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것이 애널리스트의 공통된 분석이다.
PER가 이렇게 다시 떨어진 게 분자인 주가 하락도 영향을 끼쳤지만 분모인 주당순이익(EPS)이 상승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향후 기업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1700선에서도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다는 게 PER와 2분기 실적을 증시 상승 재료로 삼는 이유다(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하지만 고유가 및 경기 둔화 등으로 해외변수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실적 전망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크게 부각시키지 않고 있다.
신용위기가 해결되지 못한 채 계속해서 금융기관 회생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물가부담이 심화되면서 유동성 확대정책에 일대 전환이 필요할 상황이 도래할 경우에는 PER가 10배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일이 아니다.
이 경우 10배 초중반을 바닥으로 설정하는 PER 관점의 밸류에이션은 의미를 상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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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서브프라임 사태 촉발로 난장판이 된 국제금융시장 혼돈이 기업실적으로까지 전이되면서 분모인 EPS가 떨어져 PER가 올라가는 일이 발생한다면 주가가 하락하는 와중에서도 PER가 매력적인 수준을 상회하는 일까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사방을 둘러봐도 희망의 싹이 보이지 않으니 현실화될 보장이 없는 것에라도 희망을 품는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외국인의 주식순매도 행진이 중단되지 않는 한 어떠한 것도 2차적인 변수에 지나지 않는다.
외국인이 이달들어 3조8608억원, 올해 현재까지 16조6791억원의 누적 순매도를 보이는 현실 앞에서는 수급을 떠나서 증시 미래를 논할 여유가 없다.
미증시가 상승해야 외국인이 순매도를 접고 주가 상승반전을 꿈꿀 수 있을텐데 미증시가 추가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끊이지 않고, 객관적인 지표에 입각해도 증시가 살아날 여지가 희박한 게 현실이다.
1650선이 깨지지 않는 한 장기 상승추세가 살아있다는 게 차트분석가들이 견해지만 중국, 인도, 이탈리아, 벨기에 증시가 이미 연저점을 하회하고 있다.
코스피가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는 게 미래를 보장하는 파워가 아니라 주가 추가하락 여지가 높다는 판단의 발판으로 작용한다면 상황은 무척 어렵게 전개될 일이다.
"10년을 기다리면 원금은 회복되겠지"하고 있지만 당장의 고통을 치료할 명약은 아니다.
기다리다보면 "어떻게 되겠지"하고 있지만 과연 뭐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지난 수년간 대부분이 주가 상승에 너무 익숙해졌다. 따라서 주가가 빠지면 저가매수 기회라는 게 철칙이 됐다. 하지만 엔진이 타버렸다면 결국 자동차는 못쓰게 된다. 현재 털털거리며 떨어지고 있는 속력이 엑셀레이터를 밟는다고 높아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