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금호생명, 투자 손실 '심각'

미래에셋·금호생명, 투자 손실 '심각'

황철 기자
2008.12.09 09:59

[이슈리포트/生保산업⑴]자기자본 '4배' 운용… 금호생명 국공채 비중 '9%'

[편집자주] 국내 생명보험사의 유가증권·파생상품 투자 손실이 시장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주식·수익증권 등 위험자산 투자와 파생계약 실패 등으로 사별 수천억~수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를 반영한 반기(FY08 4월~9월) 포괄손익 또한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대규모 투자 손실은 자본 축소로 이어져 지급여력비율 등 건전성 지표에 치명타가 된다. 생보사들은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10월 이후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의 환율·금리 상승세를 감안하면 손실액이 이전에 비해 2배 이상 커졌을 것으로 추산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 기사는 12월08일(14:43)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금호생명은 주식·부동산 등 위험자산에 대규모로 투자했다가 막대한 유가증권 평가·처분손실을 입었다. 이들은 자기자본보다 서너 배나 많은 자금을 주식과 펀드에 투자했다. 금호생명의 경우 외화 유가증권에도 8367억원(자본 대비 2.5배)을 투자해 큰 손실을 봤다.

더벨이 국내 생보사 FY08 상반기(4월~9월)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미래에셋·금호생명의 유가증권 평가·처분 순손익(이익-손실; 법인세 효과 전)은 각각 -779억원, -690억원으로 집계됐다.

손실의 대부분은 그 비중이 업계 평균의 두세배를 웃도는 주식이나 수익증권에서 발생했다. 이들의 국공채 투자비중은 각각 37.7%, 9.1%로 평균치(61%)에 크게 못 미친다.

◇양사 유가증권평가손실, -2000억원 훌쩍

현행 회계기준 상 단기매매증권과 매도가능증권 처분액 등은 손익계산서(I/S)에 직접 반영한다. 그 외 미실현 평가손(매도가능증권)은 대차대조표(B/S) 상 자본의 증감으로만 작용한다.

미래에셋생명은 상반기 손익계산서상 단기매매·매도가능증권평가·처분 순이익(이익-손실) 41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대차대조표상 자본에서 직접 차감된 순손실이 868억원(세전기준 1197억원)에 달했다.

미래에셋생명 투자손실의 대부분은 주식과 부동산에 집중된 펀드에서 비롯했다. 미래에셋그룹 내 자산운용사와 공조한 과도한 투자가 화를 키운 것.

미래에셋의 수익증권 투자액은 8036억원으로 자기자본(3373억원)의 2.4배에 달한다. 전체 유가증권(2조9633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27.09%)은 업계 평균치(6.49%)의 4.5배를 웃돈다.

미래에셋은 수익증권 평가·처분으로 상반기 -1410억원(법인세 효과 전)의 누적 손실을 냈다. 전체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익변동액 -1676억원의 84%에 해당하는 수준.

미래에셋이 보유한 수익증권의 절반 가량은 주식형 펀드(49.4%)로 구성돼 있다. 나머지 절반은 부동산 관련 수익증권(49.2%)이다. 여기에 주식 직접투자액 2592억원(투자자산 대비 8.74%)까지 합하면 1조원을 넘어선다. 상대적 안전자산인 채권형 펀드 비중은 2.3%에 불과하다.

이같은 투자 손실을 반영한 미래에셋의 상반기 당기포괄손익은 -736억원(당기순이익 87억 포함)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나타냈다. 전반기만해도 포괄손익은 376억원으로 당기순이익 96억원보다 4배 가까이 컸다. 주식·부동산가격과 부침을 함께 하는 미래에셋그룹의 행로 그대로다.

증권사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자기자본의 몇배나 되는 자금을 주식 등 변동성 강한 자산에 투자한 것은 위험해 보인다"며 "요즘처럼 주가가 크게 떨어질 때는 대규모 평가손실을 감수해야 할 뿐 아니라 평판 악화에 따른 계약자 이탈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투자자산의 80% 이상을 국공채에 투자하는 생보업계의 특성과 크게 대비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금호, 해외 유가증권손실 812억원

금호생명 역시 유가증권 평가·처분과 관련해 상반기 690억원(법인세 효과 전)의 손실을 입었다. 손익계산서상에는 335억원의 이익을 기록했지만 대차대조표상 자본에서 직접 차감한 손실이 743억원(세전기준 1025억원)에 이른다.

금호생명은 그동안 주식투자에서 올린 평가이익 293억원을 상반기에 거의 까먹었다. 금호의 투자자산중 주식비중은 12.8%로 다른 생보사(평균 9.09%)에 비해 높다. 투자규모 역시 자기자본보다 많다. 반면 안전자산인 국공채 투자액은 2561억원으로 9.1%에 불과하다.

특히 외화 유가증권 평가액이 8367억원에 달했다. 투자자산 대비 비중(29.8%)으로 따지면 생보업계 최고 수준(업계 평균 14.5%)이다. 그 결과 상반기 투자 손실액 대부분이 외화 유가증권에서 발생했다.

금호생명의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익 변동 내역을 보면 상반기 해외유가증권(주식·수익증권·채권 포함) 평가처분손익 누계액만 -812억원으로 전체 933억원의 87%에 해당한다. 이밖에 원화채권(-195억원), 투자일임계약( -138억원) 등에서 제법 큰 손실을 봤다. 국내 수익증권 투자에서는 198억원의 평가·처분이익을 냈다.

이를 반영한 금호생명의 당기포괄손익은 -472억원(당기순이익 265억원)을 나타냈다. 전반기 포괄손익 968억원(당기순이익 626억원)과 비교하면 큰 폭의 적자 전환이다.

◇금융불안 지속, 평가손 확대 '어디까지'

이같은 대규모 투자 손실은 자기자본을 감소시켜 보험업계 핵심적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에 치명타로 작용한다. 미래에셋생명의 상반기 총자본은 3373억원으로 FY07년 말(4109억원)보다 736억원(17.9%)이나 줄어들었다. 금호생명 역시 621억원(15.9%)의 자기자본이 감소했다.

미래에셋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FY07년 말 202.5%에 달했지만, 6개월만에 73.7%%포인트나 떨어져 128.8%를 기록했다. 금호생명도 241.0%에서 156.3%로 주저앉았다.

증권업계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생보사들은 전통적으로 유가증권 투자액이 크기 때문에 금융시장 불안기에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업종"이라며 "물론 평가손이 당장 현실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주식·채권시장 냉각이 지속된다면 건전성 악화로 치러야할 직·간접 비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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