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위기가 기회인 이유

[광화문]위기가 기회인 이유

이기형 기자
2008.12.10 09:33

'위기가 기회'라는 말의 뜻은 무엇일까. 요즘 우리가 가장 많이 듣는 말중 하나가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다. 상황이 너무 어렵다보니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기 위해 많이 인용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 뜻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내면화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요즘 같은 유동성위기에 현금을 가진 사람들은 큰 돈을 벌 수 있겠다. 그러니 위기는 기회라고 하는구나. 그런데 왜 난 현금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이런 좋은 기회를 이용하기 위해선 현금을 가지고 있어야 했는데...(씁쓸)"

위기가 기회라는 말은 통상적으로 사람들에게 이렇게 인식되는 듯하다.

하지만 위기는 가진 사람이나 못가진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현금을 두둑히 쌓아두고 위기를 맞이하는 사람은 결코 많지 않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야말로 하늘이 낸 사람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돈 많은 사람들, 기업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더 위험에 노출돼 있다. 위기가 닥치면 회사가 부도나고, 집을 날릴 수도 있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평상시에도 위험속에 사는 사람들이다.

'저 사람들은 이런 위기에 더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어서 좋겠다'고 부러워하는 것은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속편한 소리라는 얘기다.

그 사람들을 부러워해서 자신에게 좋을 것도 없다. 그럼 위기가 기회라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인가. 위기상황에서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은 원칙에서 벗어난 행위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위기는 스스로에게 원칙을 뼈저리게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자기자신이 원칙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정확하게 가늠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그리고 수정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바로 '기회'라는 것이다.

위기가 닥치면 원칙에서 벗어나 있는 만큼 위험하다. 지금 우리 앞에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이건, 개인적인 위기이건 마찬가지다. 이런 위기가 가져다준 '원칙을 되새길 기회'를 기회로 이용하지 않고, 더 큰 위험에 베팅하는 사람들은 '패가망신' 할 가능성이 높다. 천만다행으로 일확천금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다음 위기 상황에서도 그에게 그런 행운이 따라줄지는 의문이다.

이는 인간관계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주위의 한 선배는 '위기는 진실의 거울'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위기는 현재의 인간관계에서 더 큰 일을 도모하게 될 경우, 그러니까 상대방을 더 신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경우까지 같이 가야 할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해주는 '진실의 거울'이라고 설명했다.

위기상황에서는 마음속에 품고 있는 진실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자칫 좋은 상황에서는 서로 알지 못했던 그 사람과 나의 관계를 정확하게 되짚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는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증시가 2000선을 넘을 때 우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이라며 3000을 외쳤다. 하지만 우리시장 참가자들은 원칙에서 계속해서 벗어나고 있었고, 우리시장의 구성종목들은 모두 3000까지 같이 갈 종목이 아니었다.

우리는 2000에서 900까지 떨어지는 폭락장에서 원칙을 되새기고, 앞으로 같이 가야할 대상(종목)을 골라내야 한다. 그게 위기를 기회로 삼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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