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개별종목 장세 지속
수면(지수)은 비교적 평온하다. 물론 하루 아래위로 20포인트 내외로 움직이고, 6% 이상 폭락장이 재현되기도 하지만 1100~1200의 박스권이다.
반면 수면 아래는 역동적이다.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저점(892) 대비 26% 가량 오르는 사이 일부 개별 종목은 주가가 두 배 이상 뛰었다. 움직임이 무거운 삼성전자나 포스코 등 시총 상위 블루칩에 가려 지수는 변동성이 줄었지만 '꿈이 있는' 중소형주가 약세장에 두각을 보이고 있다.
당분간 이 같은 개별종목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는 입을 모은다.
개장 전에 발표된 4분기 GDP 성장률은 실망스러웠다. 마이너스 성장률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뒷걸음질 친 보폭이 생각보다 컸고, 상반기에 대한 전망도 어둡게 내려앉는 분위기다.
장 초반 시장의 반응은 의외로 담대하다. 1% 이상 상승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프로그램 매물이 급증하면서 상승폭을 좁혔지만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지수 움직임은 기술적 반등일 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경기지표 충격에도 초반부터 시장에서 '곡소리'가 울리지 않을 정도로 시장 체력이 강화되었다거나 하반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밝다는 쪽으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전날 미국 증시가 상승하며 8000선을 되찾은 데 따른 기술적 반등으로 보이며, 4분기 성장 둔화는 그동안 1200의 저항을 받는 과정에 선제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실물경기 침체와 정책 기대감 사이에서 일희일비하는 흐름의 반복"이라고 판단했다.
방향성 없는 지수만 봐서는 지루함을 이기기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의 지적이다. 매크로 지표나 지수만 봐서는 해답을 찾기 힘든 시장이지만 개별 종목으로 눈을 돌리면 길이 보인다는 것.
기관 투자자들도 지수가 아래 위로 막힌 상황에서 결산을 앞두고 수익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는 중소형 우량주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다는 것이 업계 얘기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시스템 위기로 앞이 보이지 않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기업의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잣대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의 한파 속에서도 여전히 사상최대 이익을 이어가는 기업이나 환율 상승의 수혜로 시장과 거꾸로 가는 종목이 없지 않다는 것.
독자들의 PICK!
실제로 영우통신은 지수 저점이었던 지난해 10월 2000원을 밑돌았던 주가가 6000원에 근접, 3배 가량 올랐다. 일본 수출 업체인 영우통신은 최근 엔화 가치 상승의 반사이익을 얻어 실적과 주가가 빛을 발한 경우다. 한 시장 관계자는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국내 기업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해외 기업 가운데 거래처를 국내 기업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부장은 녹색성장과 헬스케어 등 미국과 한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성장시키려는 섹터에 관심을 둘 것을 권고했다. 과거 정보통신과 바이오에 이어 침체의 돌파구가 여기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는 판단이다.
다만 단순히 테마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 하강을 고려해 펀더멘털의 뒷받침이 되는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실제로 원자력 에너지 테마로 분류되는범우이엔지(99,900원 ▲2,500 +2.57%)는 지난해 10월 3000원 내외에서 움직였던 주가가 최근 8000원에 근접했고, 같은 기간 동국산업은 풍력 에너지 테마를 앞세워 2000원 선에서 7000원 선으로 올랐다.
한편 이날 아시아 주요 증시는 대부분 오름세다. 코스피지수가 1% 내외로 상승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1% 가까이 오르며 2000을 회복했고 홍콩H주 역시 2% 내외로 상승 중이다. 대만과 싱가포르가 각각 0.2% 0.8% 오르는 반면 일본 닛케이지수는 0.15% 소폭 내림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