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매매 비중 높아지면서 중소형주로 주도주 이동
때로는 1등보다 2등의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등은 인기가 많아 늘 관심을 받지만, 2등은 1등에 비해서는 소외되기 마련이다. 주식시장에서 2등은 1등보다 한걸음 덜 움직인다. 상승장에서는 1등이 주체하지 못하는 인기를 바탕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2등은 상당폭 뒤처져 따라가야 하는 처지다.
하지만 2등에도 볕들 날이 있다. 최근 금융위기 재부각과 정책 기대심리 사이에서 줄타기를 거듭하는 국내증시에서 2등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일명 블루칩으로 표현되는 1등주들은 지난해 12월말 892.16의 장중 저점 이후 반등세를 펼친 뒤 지난주 중반 이후부터 부각된 실물불안과 금융위기 재점화에 따라 기세가 꺾이는 모습이다. 이에 반해 옐로칩으로 불리는 2등주와 중소형주들은 상대적으로 선전, 눈길을 끌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1일 전날 대비 23.20포인트(2.06%) 내린 1103.61로 장을 마감하며 1100선을 겨우 지탱했다. 장중 한때 1085.72를 찍으며 지난해 12월29일 이후 3주만에 1100선이 무너지는 등 금융위기 불안 재점화라는 복병에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2등주와 중소형주 가운데 매력이 증가하는 종목들은 1등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거나 오히려 연초 대비 반등세가 강화돼 주목받고 있다.
전기전자에서는 블루칩(삼성전자)보다 옐로칩(삼성SDI,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의 움직임이 돋보인다.
코스피지수가 올들어 최고점인 1228.17을 기록한 지난 7일 이후 삼성전자와 삼성SDI,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옐로칩의 기세가 블루칩을 능가하고 있다.
삼성전자(193,100원 ▲6,900 +3.71%)는 지난 7일 52만4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21일 종가는 44만8500원이다. 10거래일간 14.4% 내렸다. 같은 기간삼성SDI(453,500원 ▲15,000 +3.42%)는 3.7% 올랐다.하이닉스(886,000원 ▲10,000 +1.14%)도 5.2% 상승했다.LG디스플레이(10,950원 ▲90 +0.83%)는 2.9% 하락에 그쳤다.
철강금속과 조선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같은 기간POSCO(349,000원 ▲1,500 +0.43%)는 20.0% 내렸다. 업종 2위를 차지하는 현대제철은 13.6% 하락했다. 물론 13.6% 하락률도 적은 수치는 아니지만, 1등에 비해서는 선전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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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서는 업종내 1위인현대중공업(371,500원 ▼3,500 -0.93%)이 같은 기간 18.7% 하락했다. 반면 현대중공업에 비해서는 시가총액 등을 감안해 업종내 순위가 밀리는삼성중공업(27,000원 ▼900 -3.23%)은 5.3% 내리는 데 그쳤다. 이들에 비해 순위가 상대적으로 더 처지는STX조선은 0.7% 상승했다.
대형주와 중형주, 소형주 지수의 움직임도 주목할만하다.
대형주지수는 지난 7일 이후 11.1% 떨어졌다. 반면 중형주지수와 소형주지수는 각각 6.2%와 3.8% 하락에 그쳐 상대적으로 비교우위를 나타냈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들어 대ㆍ중ㆍ소형주 지수의 상대강도를 살펴보면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보였던 구간에서는 대형주의 지수 상승률이 중소형주에 비해 컸다"며 "그러나 1200선 돌파 이후 조정 진입 구간에서는 상대적으로 소형주가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연초 지수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의 매수세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개인들의 매매비중이 높아져 시장주도권이 대형주에서 정책 수혜 관련에 발빠른 중소형주로 이동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따라서 당분간 펀더멘털과 금융위기 재부각 등 불안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증시에서 시장중심의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위주의 테마 관련 종목으로 접근이 유효하다는 것이다.
이채원 한국밸류운용 부사장은 조정장에서 흔히 나타나는 옐로칩들의 블루칩에 대한 갭메우기가 시도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블루칩 중심으로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10월 장중 892선에서 지난 7일 1228선까지 끌어 올려졌다면, 이제는 테마와 실적,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중소형주에 매수세가 집중되며 일종의 '키맞추기'가 시도된다는 해석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27일부터 지난 7일까지 코스피 반등기에 19.6% 올랐다. 반면 삼성SDI는 같은 시기 5.5% 내렸다.
이 부사장은 실적과 경기침체, 금융불안 등 악재가 투자자들의 마음 속에서 희석되는 과정에서 옐로칩들이 갭메우기에 본격 나선 점에 주목할 필요성도 곁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