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방송장비 시장, 외산 '독무대'

커지는 방송장비 시장, 외산 '독무대'

김은령 기자
2009.02.04 07:0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제작 장비 95% 외산 종속… 방송사·정부·업체 공조 필요

디지털방송 전환과 인터넷TV(IPTV) 출범 등으로 방송시장이 커지면서 방송장비 시장규모도 덩달아 커지고 있지만, 외산 장비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국산 방송장비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모니터와 자막장비 등 일부품목을 제외하곤 제작관련 장비의 95%가 외산 장비로 채워져 있는 실정이다.

4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방송장비 시장은 7000억원 규모였다. 그러나 각 방송사들의 디지털방송 전환사업이 본격화되고 있어 이 시장규모는 2012년에 이르면 4조8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성장하는 방송장비 시장에서 국산이 차지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방송장비 시장은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산 제품들이 독차지하고 있다. 고화질(HD) 자막기와 모니터 등 극히 일부 제작장비에서만 국산이 사용될 뿐이다. 고가의 제작 카메라와 편집기, 녹화기, 서버 등은 모두 외산 일색이다. 디지털 송출 장비도 일부 중계기를 제외한 90% 이상이 외산일 정도다.

이처럼 외산장비가 국내 방송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것은 국내 방송시장 규모가 워낙 작은데다 제대로 투자를 하지 않아, 국산장비를 개발하더라도 시장성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산장비 단품으로 제작에서 송출에 이르는 관련장비를 골고루 갖추고 있는 외산업체와 정면 대결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국내 디지털 방송장비 및 솔루션 개발업체는 대략 40여곳.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연 매출이 50억원 이상인 업체는 10여곳 내외에 불과하다. 주요 생산품도 HD비디오 모니터, HD자막기 등 주변장비가 대부분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작은 국내 방송시장만 보고 사업을 할 수가 없어 수출을 목표로 해야 하는데 호환성 등의 문제로 개발한다고 해도 국내 방송사에서 써주질 않는다"고 말했다.

핵심 장비들을 모두 외산에 의존하면서 라이선스 비용과 유지보수 관련 비용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 장비 문제로 방송 문제가 생겼을 경우도 외국업체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도 연출된다.

때문에 국내 방송장비 개발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한범 한국방송기술산업협회 사무총장은 "최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평가받는 방송장비 산업 활성화가 시급하다"며 "국내 방송장비 개발과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방송사, 장비업체간의 공조체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공영방송인 KBS 역할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 사무총장은 "소니가 방송장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공영방송인 NHK기술연구소와 함께 방송장비 포맷을 개발하고 NHK가 소니 제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하면서 안정성과 기술성의 검증이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은령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김은령입니다. WM, 펀드 시장, 투자 상품 등을 주로 취재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