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장외파생상품은 환율과 금리에 큰 영향 미쳐"

IMF를 기점으로 국내 금융시장은 커다란 변혁의 시대를 지나오고 있다. 채권시장도 그러한 변화의 흐름에 빗겨갈 수는 없었다. 가장 큰 변화는 장부가로 인식하던 채권평가가 시가평가로 바뀌었다는 점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 채권유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수많은 제도적 장치가 보완되면서 현재의 상황에 이르고 있다. 이자수익을 수취하는 채권의 기본속성 이외에도 채권가격의 변화에 따른 자본이득(Capital Gain)을 획득하기 위한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생각과 고민이 새로운 형태의 운용전략으로 시장에 펼쳐지고 있다.
투자원금으로 채권을 매수해 보유하는 전통적인 전략에서 벗어나, 고평가되어 있는 채권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빌려와서 매도하고, 그 자금으로 저평가되어 있는 채권을 매수하는 상대가치운용전략(Relative Value Trading), 채권수익률곡선(Yield Curve)의 모양과 향후 경기동향이나 정책금리의 변동가능성에 베팅하는 스프레드(Spread) 전략 등을 취하는 시장참가자들이 보편화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스와프마켓(Swap Market)의 활성화와 더불어 '채권 매수+이자율 스왑 Pay'와 같은 전략은 장외파생상품을 이용한 일반화된 헤지 전략이다. 또 외국계 은행 및 외국계 투자자는 달러 펀딩을 무기로 '국내 채권 매수+통화스왑(CCS) Pay'와 같은 포지션을 취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했다. 이처럼 국내 채권시장에도 국채선물이라는 장내파생상품 이외에 이자율스왑 및 통화스왑이라는 장외파생상품이 하나의 운용도구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채권수익률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채권에 대한 '수요와 공급'일 것이다. 시장참가자들의 채권수요에 대한 목적과 매수 타이밍을 결정하는 요인이 모두 동일할 수는 없겠지만, 이자율과 관련된 장외파생상품의 거래동향이나 신상품의 트렌드가 이러한 채권의 수요와 공급에 미치는 영향력이 예전에 비해 매우 커졌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을 상기해보면, 국내 외화유동성(미 달러화)의 부족이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의 급상승 요인으로 작용했고, FX 선물환의 스와프 포인트(Swap Point)가 마이너스(-)로 급락했다. 이에 영향을 받은 통화스왑(CCS) 금리 또한 마이너스(-) 금리라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고, 국내금리가 크게 상승하기도 하였다. 이는 장외파생상품시장의 가격변동이 채권시장의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하나의 사례이다.
장외파생상품이 채권시장에 매일 매일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는 없겠지만,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변동성을 크게 만드는 트리거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채권수익률을 예측하고 시장을 전망할 때 주로 보는 변수로 장외파생상품 시장의 움직임도 부가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자율 관련 장외파생상품은 새로운 형태의 운용전략으로서 수익창출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고 예전과 다른 시장움직임을 초래해 손실의 아픔을 줄 수도 있는 양날의 칼과 같은 도구이다. 중요한 것은 이제 국내 채권시장은 장외파생상품 시장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는 점이다. 얼마나 제대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의 문제는 시장참가자의 몫이다.
독자들의 PICK!
바야흐로 채권시장은 장부가 평가시대에서 시가평가시대를 거쳐 파생상품시대로 진화돼 가고 있다. 아니 이미 파생상품시대에 익숙해져서 또 다른 트렌드를 만들어 가기 위한 새로운 시대를 벌써 준비하고 있는 것을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