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대신 LPi '절묘한 선택'


현대ㆍ기아차가 왜 '휘발유+전기' 동력의 하이브리드카 대신 'LPG+전기' 동력의 LPi 하이브리드카를 내놓았을까. 이를 두고 온갖 억측이 무성하다.
현대ㆍ기아차가 내놓은 아반떼,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카에는 수입차들의 '녹색 공세'에 대응하는 절묘한 전략이 숨겨져 있다. 토요타 혼다 미쯔비시 등 일본차들이 속속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등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서는데 맞서 현대차는 'LPi 하이브리드카'로 대응에 나섰다.
토요타는 지난 1997년에 첫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 1세대를 출시할 정도로 10년이상 이 분야에서 앞서있다. 토요타는 지난 5월 프리우스 3세대를 일본시장에 선보인데 이어 올 가을 한국 시장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혼다도 '인사이트 하이브리드'로 한국 시장에 대한 공세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이 두 차종간 판매경쟁이 치열해 토요타가 손해를 감수해가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현대ㆍ기아차 "녹색시장 그냥 내줄 수 없다!"
현대ㆍ기아차 입장에선 이대로 내버려둘 경우 이명박 정부가 띄워놓은 녹색 바람의 수혜를 자동차시장에선 토요타와 혼다가 선점하는 '엉뚱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이에 대응해 한국 시장의 독특한 여건을 살려 LPi 하이브리카라는 절묘한 대응수를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본 유럽 등에는 LPG충전소가 없다. 자동차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에 LPG충전소 인프라가 깔려있다. 이같은 국내 특유의 '국내 지형'을 이용해 LPi 하이브리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냈다.
따라서 토요타 혼다 등의 하이브리드카는 휘발유와 전기 겸용인 반면 현대기아차는 이번에 LPG엔진을 베이스로 한 하이브리드카를 출시하게 됐다.
문제는 LPi 하이브리드카로 얼마나 대응할 수 있느냐다. LPG는 본질적으로 열당량이 가솔린의 절반에 불과하고 효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LPG가 가솔린과 대비해 저렴하고 출력은 좀 낮지만 소음과 진동이 없는 청정연료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충분히 경쟁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495,000원 ▲5,000 +1.02%)와기아차(155,800원 ▲1,100 +0.71%)는 이에 대해 하이브리드카 개발 초기단계부터 가솔린 엔진을 베이스로 개발하고 있지만 연구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급과 경쟁모델들과의 관계를 고려해 LPG엔진도 하나의 전략 모델로 채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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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비 경쟁 어찌되나? 현대LPi 39km/ℓ vs 프리우스 38km/ℓ
토요타가 올 가을 출시할 3세대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의 연비가 38km/ℓ(일본기준)이다. 이에 비해 '아반떼LPi 하이브리드'는 17.8km/ℓ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프리우스는 가솔린 1ℓ 당 38km이고, 아반떼LPi 하이브리드는 LPG 1ℓ당 17.8km라는 사실이다.
현대차 측은 국내 가솔린 가격이 LPG에 비해 비싸기 때문에 '가솔린환산 연비'로 계산, 아반떼LPi 하이브리드 모델의 연비는 39km/ℓ로 올라간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연비측정 방식과 비슷한 미국에서 3세대 프리우스의 연비는 21.7km/ℓ 정도"라며 "보통 일본의 공인연비 기준은 한국에 들어왔을 때 20~30%정도 떨어지기 때문에 프리우스의 한국 연비는 약 30km/ℓ 내외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너도나도 손해 보면서 왜 파나
최근 아반떼LPi 하이브리드모델에 대한 발표현장에서 양웅철 현대차 사장은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판매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현대차의 친환경 이미지를 제고하고 국가 비전인 저탄소 녹색성장의 성과물이란 의미가 더 크다"고 밝힌바 있다. 그는 또 "직접적인 손실규모는 밝히기 어렵지만, 손해를 보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카에 대해 아반떼는 2054만~2324만 원으로, 포르테는 2054만~2335만 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친환경차에 대한 정부의 세금지원(310만원)과 향후 각 지자체별로 별도의 보조금이 더할 예정이지만, 고가의 배터리 개발비용으로 대당 판매마진에 있어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가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를 선진국 시장의 연비 및 이산화탄소 규제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앞으로 미국시장에서 자동차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현대차 평균 연비를 크게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현저히 줄일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
2015년 이후엔 배기량별 연비가 아닌 전체 판매대수의 평균연비를 계산해 규제하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카 판매가 필수적이다. 토요타와 혼다 등이 손해를 감수해가며 하이브리드카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