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 누른 미스터피자 "세계 입맛 잡겠다"

피자헛 누른 미스터피자 "세계 입맛 잡겠다"

김유림 기자
2009.08.03 07:45

[인터뷰]황문구 미스터피자 대표

올 피자업계에선 일대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만년 2등이었던 미스터피자가 오랫동안 1위 자리를 지켜왔던 피자헛을 누르고 당당히 '업계 1위'로 올라서는 이변을 연출한 것.

다국적 브랜드인 피자헛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1등자리를 뺏기지 않은 '피자업계의 골리앗'이다. 이 글로벌 브랜드를 국내 토종 브랜드가 누른 것이어서 업계에선 받아들이는 의미가 더 크다.

미스터피자는 내친 김에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는 것을 다음 목표로 잡았다. 입맛 까다로운 국내 시장에서 피자헛을 이겼으니 세계 시장에도 도전해 볼 만하다는 것이 황문구 미스터피자 대표의 야심찬 포부다.

피자헛을 누른 비결은 뭘까. 황 대표는 "초기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다. 바로 맛에 대한 자부심"이라고 잘라 말했다. 장기 저온 숙성시킨 밀가루를 손으로 직접 때려 도우를 만들고 농부가 모를 심듯 정성스럽게 손으로 토핑한 뒤 프라이팬에 아닌 석쇠에 굽는다. 이 300%의 정성이 '기름기 없고 담백한' 피자를 만든 핵심이다.

황 대표는 "피자 가게에 가 보면 여성 고객이 70% 수준이다. 그런데 여성들은 다이어트 고민을 많이 하지 않나. 기름기 없는 담백한 피자가 충분히 승산 있다고 생각했고 맞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미스터피자는 빨리 먹을 수 있는 이른바 '아메리칸 스타일' 피자를 거부한다. 경쟁사들과 달리 피자 토핑에 게살이나 한치, 새우, 허브피쉬 등 해산물을 많이 넣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황 대표는 "해물은 통조림 햄이나 고기와 달리 그 때 그 때 사들이는 재료여서 공수에 어려움이 많고 쉽게 변해 관리도 어렵지만 몸에 좋고 맛도 좋아 고집하고 있다"면서 "경쟁사인 외국 브랜드들은 로열티를 지불하느라 비싼 식재료를 사용하기 어려운데 우리는 재료에 아낌없이 투자한다"고 말했다.

도우에 쓰는 밀가루도 값이 비교적 비싼 캐나다산 적색 통밀을 사용한다. 토마토 소스는 이태리에서 재배되는 유기농 토마토로 만들고 치즈도 고급 제품을 쓴다. 기본 재료 맛이 좋아야 피자 맛이 좋고 결국 고객들도 이걸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패밀리 레스토랑과 경쟁 피자업체들이 고전한 올 상반기에도 작년 같은 기간 보다 27% 증가한 23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장 수 기준으로는 이미 지난해 피자헛을 눌렀지만, 올 들어 매출액 기준으로도 피자헛을 누른 것으로 미스터피자 측은 확인했다. 올 전체 매출액도 당초 4700억 원을 잡았다가 다시 4900억 원으로 높여 잡았다. 전년 대비 26% 정도 늘어난 금액이다.

올해는 증시에 우회 상장해 외부적으로도 변화를 맞았다. 지난 5월 코스닥 상장업체인 메모리앤테스팅을 인수했고 지난달에는 사명도 '미스터피자'로 바꿨다. 메모리앤테스팅의 기계 설비와 부동산 등 피자와 관련 없는 사업 일체는 현재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달 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전망이다.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인수 자금으로 210억 가량을 투자했는데 매각을 통해 대부분 회수할 수 있을 걸로 본다"고 설명했다.

중장기 경영 목표는 현재 중국 12곳, 미국 2곳인 해외 매장을 늘려나가는 것. 올 하반기 중국에서 8개 매장을 더 열고 미국에서 2~3개, 베트남에서 3개, 태국에서 1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중국과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해 싱가포르에 물류기지를 만드는 방안이 현재 추진되고 있다.

황 대표는 "국내서 성공한 프랜차이즈가 해외에 나가 고전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오래 전부터 돌다리를 두드리듯이 해외에서 매장을 열어왔고 서두르지 않았다. 반응을 봐 가며 신중하게 접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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