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예고없는 추락은 없다"

[내일의전략]"예고없는 추락은 없다"

정영화 기자
2010.01.29 15:57

박스권내 등락 반복 예상… "기업이익과 경기 좋아 지지가능"

주식시장의 추락에 날개가 없다.

29일 증권시장은 장중 1600선이 무너질 만큼 또다시 급락했다. 닷새 만에 겨우 반등했던 전날의 상승분(+1.0%)을 모두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하락(-2.4%)이었다. 지지될 것이라고 믿었던 60일선(1639)과 120일선(1632) 마저도 힘없이 내주고 말았다.

사실 폭락이 전혀 예견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한 유명 투자전략가는 지난해 말부터 1월 폭락을 예견한 바 있다. 그는 "지수가 1720선 정도면 단기적으로 올 만큼 왔다"며 "기업이익이나 경기 모멘텀이 정점(Peak-out)에 달했기 때문에 지수 조정은 불기피하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강하게 말하지 못한 데는 투자자들의 항의가 컸다고 한다.

주가가 한참 오르고 있는데 누군가 그것도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주가급락'을 강하게 얘기하면 투자자들은 상당히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고 한다. 물론 그 외에 보이지 않는 눈치도 존재하겠지만 말이다. 우리 사회나 금융시장 분위기가 약세론을 펼치는 사람에겐 다소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비관론자로 유명한 한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애널리스트 세계를 떠나기도 했다.

겉으로 보기엔 한꺼번에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 같아 보이지만, 실은 여러 지표들이 주가 조정을 예고하고 있었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 다만 중국 긴축 악재나 미국 금융규제 등이 이를 촉발시키고, 좀 더 그 시기를 앞당겼다는 것이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그동안 하락의 요인을 많이 안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근본적으로는 지난 한 해동안 주가가 70% 올랐던 것이 가장 큰 부담이었다"고 지적했다.

주가를 그동안 끌고 왔던 동력이 경기회복 모멘텀이었는데, 시간이 많이 흐르면서 호재로서 영향력이 점점 약화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새로운 상승 동력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이미 약세 요인을 안고 있었고 이것이 중국과 미국을 뇌관 삼아 촉발됐다고 그는 평가했다.

조정은 상반기에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적인 급락이 계속 이어지기보다는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는 박스권 양상을 보일 것으로 이 센터장은 전망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실장도 비슷한 견해였다.

그는 "국내 기업이익과 경기모멘텀 둔화라는 악재가 가려져 있었는데 외형적으로 중국, 미국 이슈 등에 의해서 드러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수급적으로 외국인의 매도를 떠받쳐줄 만한 주체가 없다는 것도 한계로 지적했다. 펀드환매 압력 등으로 기관이 힘을 못 쓰고 있고 연기금의 매수도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팔자 수급 불균형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이 지난해 3월부터 조정다운 조정 없이 급하게 올라왔기 때문에 지금 조정을 받는 것이 오히려 긴 관점에서 볼 때는 시장 건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고 주가가 너무 급하게 계속 오르면 나중에 그만큼 하락할 때 후유증을 동반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양 실장은 "최근 조정이 아프긴 하지만 긴 흐름에서 놓고 본다면 시장 건전화에 도움을 준다는 차원에서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기업이익이나 경기 모멘텀이 둔화된 것이지 절대 수준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방경직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일단 저점을 확인하기까지는 리스크 관리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그는 조언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