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1000=천장, 그땐 그랬지"

[개장전]"1000=천장, 그땐 그랬지"

정영화 기자
2010.02.02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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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훈풍' 영향 기술적 반등 기대감 높아, 대형주 유리

한 때 한국 주가가 500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것도 꽤 오랜 기간 동안 그랬다. 그 시절엔 마치 700만 가도 굉장히 높아보였고 1000은 천장 같기만 했다. 그것이 불과 2000년대 초반의 얘기다.

당시 주가 밴드는 수 십 년째 500~1000의 박스권에 묶여 있었기 때문에 1000 이상을 뚫고 주가가 올라갈 수 있으리라고 자신하는 사람은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 주가는 1600이다. 최악의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를 겪었던 2008년 말과 2009년 초에도 코스피지수가 1000이하로 내려간 적은 며칠 되지 않았다. 이제 지수 1000은 천장이 아니라 바닥이다. 8~9년 전 코스피지수가 500~600에 머물던 시절에 비하면 지금 주가는 거의 3배 오른 셈이다.

한 때 일본의 소니사가 만든 '워크맨’이 청소년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 적이 있었다. 일본의 워크맨은 신화였고 수많은 전 세계 소비자들을 열광시켰다. 지금 일본 니케이지수는 1만선을 겨우 턱걸이하는 수준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일본 붐이 일었던 1989년 주가는 무려 3만8957이었다. 지금 주가는 당시에 비해 1/4 토막 나 있는 셈이다.

시대는 계속 변해간다. 1980~1990년대 소니의 '워크맨’ 신화에서 2000년 삼성의 반도체, ‘애니콜’ 신화까지. 바통은 이어진다. 최근엔 애플의 휴대폰인 ‘아이폰’과 태플릿PC ‘아이패드’가 IT계에 새로운 신화가 될 것이란 전망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아이폰’은 MS기반 없이, 별도의 무선인터넷 장치나 로그인 없이도 자유자재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앱스토어에서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으면 안 되는 것이 없을 정도로 자유롭고 간편하게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태블릿PC인 아이패드도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았지만 비싸지 않은 가격과 간편한 휴대성, 첨단 기능 등으로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이나 노키아보다 높은 기술력을 가졌고 혁신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처럼 주식시장도 기업가치도 결국엔 변한다. 끊임없이 혁신하지 않으면 과거의 영화가 지속되지 않는다. 주식시장을 바라보면서 시대의 큰 흐름이 어떻게 전개되어 가는지 관심을 갖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美 증시 반등, 우리 증시에 동력될까?

국내 증시는 지난 21일 종가기준으로 1722에서 이후 100포인트 이상 급락하면서 1600선을 턱걸이하고 있다. 1630에 걸쳐있는 60일선과 120일선 등 주요 이동평균선을 모두 밑돌고 있다. 최근 급락이 빠른 시간에 급하게 나타났던 만큼 전날 미국 증시의 반등은 저가매수에 힘을 더욱 실어줄 전망이다.

미국 증시가 우리 시각으로 2일 새벽 다우존스 지수가 118.20포인트(1.17%) 오른 1만185.53으로 거래를 마쳤고, 나스닥 역시 1.11%(23.85)오른 2171.20을, S&P500지수는 1.43%(15.32) 1089.19를 기록했다.

공급자관리협회(ISM)가 발표하는 미국의 1월 ISM 제조업지수가 58.4로 크게 호전된 것이 투자심리를 낙관하게 만들었다. 이는 지난 2004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50을 6개월 연속 웃돌아 경기회복세가 살아있다는 기대감을 되살렸다. 개인소비와 소득 지표도 썩 나쁘지 않았다. 다만, 12월 건설 지출이 전달보다 1.2% 감소해 예상치보다 좋지 않은 점은 주택경기가 여전히 부진하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

증시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시장에 불확실성이 많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최근 하락이 급했던 만큼 반등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기술적 반등 수준일지, 추세적인 반등이 가능할지는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론도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아직까지 외부에서 기인한 불확실성 요인이 완전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글로벌 유동성 위축을 둘러싼 수급측면의 불안정성도 진행형이기에 신중한 대응이 불가피하지만 최근 여러 글로벌 여건들이 자산시장의 건전성 회복의 과정이라는 점에서 지지력 구축을 토대로 점진적인 증시의 안정세가 전개될 여지를 열어두자"고 조언했다.

◆단기 반등시 살만한 종목은?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나타난다면 대형주가 유리할 것이란 조언도 많았다.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프로그램 매물 부담감이 크게 완화됐고 단기 낙폭 또한 대형주가 컸다는 점에서 대형주에 대한 접근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외국인과 투신 기금의 순매수세가 유입되는 서비스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이며, 최근 매매주체별 순매수 전환이 나타나고 있는 철강금속(기금), 기계(외국인) 업종도 주가가 반등할 때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조언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제약과 IT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고 추천했다. 시장 기대치가 상향 조정된 제약 업종은 경기 방어적 성격의 특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바마 건강의료보험 개혁 의지 천명에 따른 국내 제약주 수혜 가능성까지 부각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IT 역시 환율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강화 및 중국 춘절효과에 대한 기대가 유효하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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