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가 미국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증시는 지난 1월 기록했던 고점을 뚫고 상승세를 이어나가는 반면, 국내 증시는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이날 오전 10시4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1656으로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519로 강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미국 나스닥의 경우 지난 1월19일 기록했던 고점(2320.40)을 훌쩍 뛰어넘어 2368까지 올라선 상태다. 6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다우지수는 전날 1만611.84를 기록, 지난 1월19일 기록했던 고점 1만725.43을 아직 뚫지 못한 상태. 하지만 지난달 초부터 꾸준히 상승하는 V자형 곡선을 그리며 전 고점에 근접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전 고점까지 격차가 1%가량 밖에 남지 않았다.
반면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와 나란히 고점을 그렸던 1월19일 주가 1723까지 격차가 아직 벌어져 있다. 미국 증시가 비교적 강한 흐름을 그리는 것과 달리 한국 증시는 박스권 숨고르기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내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국가가 있다면 미국보다는 중국 쪽이다.
중국은 세계 증시의 조정 빌미를 제공했던 긴축 여파로 최근 증시가 지지부진하다. 중국 상해지수는 지난 1월초만 해도 3300을 바라봤지만, 이후 지준율 이상 등의 여파로 계속 조정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3000선을 벗어나기도 했고, 지금은 3000을 겨우 턱걸이하는 수준이다. 미국, 한국보다 전 고점 회복이 요원하다. 인도는 최근 낙폭을 회복해나가면서 전 고점에 다시 근접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국에 비해 경기회복 속도가 더 가팔랐던 만큼 경기 모멘텀도 더 빨리 둔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1월 경기선행지수의 하락반전과 같은 지표가 이를 대변해준다.
또한 한국 기업들이 중국 내수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를 많이 보는 입장이라, 최근 중국의 긴축이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급적으로 대한생명, 삼성생명 등의 대거 상장을 앞두고 있어 공급 초과현상이 빚어진 것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독자들의 PICK!
하지만 해외시장이 계속 선전한다면 나홀로 지지부진하는 시기가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반기로 갈수록 선진국들의 경기회복세가 완연해질 가능성이 높아 주가흐름이 점차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내비치고 있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분기는 크게 보면 조정 장세의 연속으로 보고 있다”며 “유럽 문제에 이어 중국의 위안화절상과 긴축에 대한 우려감 등이 부정적인 재료로 작용하면서 증시가 지지부진한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이어 “하지만 2분기 이후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시는 점차 긍정적인 면이 더 부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선진국의 경기가 하반기에 갈수록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고 국내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중국 등 긴축 문제도 경기회복을 전제로 한 것이고 이미 많이 뉴스화돼 악재로 가치가 점차 희석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상반기동안은 조심스럽게 저점을 높여가는 과정이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주택시장 불안요인이 좀 더 남아있고, 대한생명 삼성생명 상장으로 수급 압박이 나타날 여지가 있는 만큼 앞으로 3개월은 공격적인 대응보다는 지켜보는 것이 나을 것 같다”며 “하반기 이후 증시는 좋게 보고 있고 지금은 장기 강세장으로 가기 위한 일시적 고통기간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최근 매수세를 지속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도 외인은 6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고 있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을 접해보면 한국 우량주에 대한 평가가 좋아지고 있다”며 “조정을 보이면 더 들어올 여력이 있어 주가가 울퉁불퉁하게 가더라도 많이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유럽발 리스크 등의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 위험이 또다시 부각될 수 있는데 이럴 때엔 매수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수출관련주인 IT 반도체, 화학, 자동차 등이 좋고,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 앞으로의 장세에 유리할 것으로 봤다. 외국인들이 한 국가 내에서 종목을 사기보다는 일본의 토요타를 팔고 한국의 현대차를 사는 초국가적인 트레이딩을 하기 때문에 블루칩이 유리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의 프리미엄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