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펀더멘털'이란 이름의 우산

[개장전]'펀더멘털'이란 이름의 우산

정영화 기자
2010.04.20 08:11

안팎으로 어수선한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안으로는 천안함 사태가, 밖으로는 골드만삭스 사기혐의 기소, 아이슬란드 화산폭발 등이 시야를 흐릿하게 만들고 있다. 20일은 날씨마저 비 온 뒤라 축축하고 무겁다.

하지만 이런 여러 요인들에도 불구하고. 펀더멘털이 그나마 ‘우산’ 역할을 해주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와 S&P지수가 전날 골드만삭스 악재를 딛고 상승 반전할 수 있었던 데는 기업들의 실적호전이 큰 힘이 됐다.

미국 경기에 대한 전망을 알아볼 수 있는 경기선행지수가 10개 월래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의 3월 컨퍼런스보드 경기 선행지수는 전월에 비해 1.4% 상승, 블룸버그 전문가들의 전망치 1% 상승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12개월 연속 상승세다.

여기에 대표 IT기업 중 하나인 IBM이 1분기 26억 달러의 순익(주당 1.97달러)를 기록하며 업계 예상 순익 1.93달러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5% 증가한 228억6000만 달러로 예상치 227억4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금융주인 씨티그룹도 실적 잔치에 동참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1분기 44억3000만 달러(주당15센트)의 순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분기 기록했던 75억8000만 달러 순손실과 지난해 같은 분기의 15억9000만 달러 순익에 비해 크게 개선된 실적이다. 매출액 역시 254억2000만 달러로 업계 예상치 207억7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증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펀더멘털이다. 투자심리를 무겁게 만드는 여러 악재들에도 불구하고 경기와 기업실적이 호전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골드만삭스 쇼크가 국내 증시에 '불똥'으로 작용하면서 1700선 마저 위협했지만 우호적인 측면도 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생겨나면서 최근 가파르게 진행됐던 원달러 환율 하락속도를 제어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점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주 1107원까지 급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전날 1118원까지 반등세를 나타냈다"며 "이번 골드만 사태로 달러화 강세현상이 좀 더 이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의 하락속도가 상당히 완만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조만간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의 충격도 일정부분 완화해주는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연구위원은 "변동성 확대 과정은 불가피하겠지만 최근 글로벌 전체적인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 수준 그리고 주식시장의 견고한 추세 등을 살펴봤을 때 하방경직성이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추가로 글로벌 증시의 충격이 이어질 경우에는 중기적인 저점매수의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본격적으로 도래하는 어닝(기업실적 발표) 시즌을 맞아,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이 악재들의 완충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기대감은 1700선을 방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S&P500 기업실적 서프라이즈(호전) 비율이 80%대를 넘어서면서 견조한 실적 시즌의 개막을 반영하고 있고, 인텔 등 기술주들의 모멘텀이 이번 주에는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로 연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역시 기업들의 펀더멘털 회복에 거는 기대가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높아진 주가 레벨과 돌발적인 변수가 얽힌 현재 상황의 대응이 쉽지 않지만, 펀더멘털 회복 기대감이 유지되고 있기에 경계 심리의 지나친 쏠림도 동시에 경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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