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증시괴담 바이러스

[기자수첩]증시괴담 바이러스

반준환 기자
2010.06.07 16:49

증시가 급락세를 보일 때면 주가하락을 부추기는 악성루머가 거의 예외없이 독버섯처럼 자라난다.

얼마전부터는 구조조정을 앞둔 건설업계의 살생부 리스트가 돌고 있다.

거론되는 기업들은 대부분 어려움이 없지만 투자정보가 부족한 일반인들은 불안에 떨수 밖에 없다.

최근 한 건설사는 자금회전에 문제가 없음에도 "1차 부도가 났다" "어음을 결제 못해 채권단이 긴급 협의에 착수했다"는 등의 루머가 돌며 주가가 급락했다. 급기야 한국거래소가 조회공시를 내려 사실무근임이 밝혀졌으나, 주가는 이미 힘을 잃었고 거래도 눈에 띄게 줄었다.

건설업에 국한된 것 만은 아니다.

한 달 전에는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을 3단계나 하향조정한다는 루머가 돈 적도 있다. 신평사들이 신용등급을 조정하기 앞서 사전단계로 전망을 변경한다는 '기본 상식'에도 어긋나는 터무니없는 루머였으나 시장에는 적잖은 충격을 줬다.

반도체 경기호조로 실적이 크게 좋아진 하이닉스는 때아닌 감자설이 돌기도 했다.

제품에 발암물질이 포함됐다는 루머 탓에 결국 부도까지 맞은 화장품 업체 같은 사례는 지금도 비일비재 일어나고 있다.

증시 관계자들은 허위루머의 진원지로 세력화된 개인 투자자들을 꼽는다. 자금운영 규모가 커진 이들이 그럴듯한 루머를 만들어내고, 이를 퍼트려 주가나 지수가 빠지면 거액의 이익을 챙긴다는 것이다. 주가하락에 베팅할 수 있는 주식 대차거래나 선물·옵션 매도 등이 활용되기도 한다.

오염된 정보가 가져오는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기업도 기업이지만, 악성루머 탓에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은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다.

시장이 제 역할을 못할 때는 조정자가 필요하다. 한국거래소나 금융감독원의 의지가 어느때보다 중요한 이유이다.

인터넷 트위터, 스마트폰 같은 첨단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타고 확산되는 시장 루머는 정보량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불가한 부작용이라고 넘어가기엔 도를 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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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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