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파올'이라는 이름의 문어가 화제다. 파울은 이번 대회에서 독일이 치른 7경기 결과를 모두 맞히는 신통력을 발휘하며 유명세를 타고 있다. 반면 '축구 황제' 펠레의 예측은 번번이 틀렸고, 펠레는 '문어보다 못한 펠레'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전문가가 동물보다 못했던 사례는 주식시장에서도 있었다. 과거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원숭이와 펀드매니저간의 수익률 게임에서 원숭이가 이겨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주식시세표에 다트를 던져 종목을 선택한 원숭이가 치밀한 분석을 거쳐 투자 종목을 선정한 펀드매니저보다 좋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쯤 되면 인간의 이성이나 과학적 분석이 꼭 옳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의 먹이인 홍합을 향해 헤엄쳐간 문어나 시세판을 향해 다트를 날리는 원숭이보다 전문가의 실력이 달린다면 주식투자에 있어서도 '족집게 문어' 한 마리 키우는 게 낳은 게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법하다.
주식투자도 단순화하면 주가가 오르느냐 내리느냐(혹은 이기느냐 지느냐)는 50% 확률의 게임이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에서 성공은 문어나 원숭이처럼 운(運)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것일까?
물론 운이 좋다면 주식투자처럼 쉬운 것도 없을 것이다. 투자하는 종목마다 주가가 쑥쑥 오르면 기업이나 시장에 대한 분석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운이 좋지 않다.
주식시장에서 어떤 종목이 오를까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면 주식시장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주식투자를 할 때 필요한 것이 기업을 분석할 수 있는 안목과 인내심이다.
원숭이는 주식시세표에 다트를 던질 뿐 해당 기업의 내재가치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기업에 대한 분석을 마쳤다면 기업의 주가가 기업의 가치에 도달할 때까지 차분히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도 필요하다.
이 2가지 원칙이 주식투자의 성공확률을 높인다는 것은 일종의 '경험칙'이다. 워런버핏, 피터린치처럼 주식 투자로 성공한 이들이나 유명한 펀드매니저들이 결코 '운'이 대단한 사람들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누가 뭐라고 해도 주식투자의 기본 원칙을 견지하는 투자자라면 '나는 왜 족집게 문어보다 못하지'라며 자책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주식시장은 절반의 확률로 승부 짓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