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지수 반등을 이끌며 주도주로 자리 잡았던 정보기술(IT)과 자동차 관련주의 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미 마음이 돌아선 기관에 외국인까지 변심하면서 당분간 약세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적 시즌 이후 재부각되는 경기에 대한 관심과 원/달러 환율의 추세적 하락도 IT와 자동차주에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어 조정 무드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1.8% 내린 77만9000원에 장을 끝냈다. 전날 1.1% 하락하며 80만원을 이탈한 뒤 낙폭이 커지고 있다. 8월 들어 3.8% 내렸다. 지난달 장중 84만원까지 오른 점을 감안하면 하락 속도가 빠른 편이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을 비롯한 LED관련주의 기세도 꺾이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20일 장중 16만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상태다. 이날 5.5% 급락하며 12만500원에 장을 끝낸 삼성전기는 8월 등락률이 11.7%에 달했다. LG이노텍도 이달에만 15.6% 내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차도 질주가 멈추고 있다. 지난 2일 장중 15만3000원으로 역사적 고점을 기록한 현대차 주가는 고점 달성 이후 속도를 줄이며 8월 들어 7.4% 하락했다. 5개월 만에 월별 등락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삼성전자(210,500원 ▲14,000 +7.12%)와 현대차는 8월 기관 순매도 1ㆍ2위를 달리고 있다. 기관은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2390억원과 2053억원 순매도했다.
상반기 각광을 받던삼성전기(514,000원 ▲57,000 +12.47%)와LG이노텍(347,000원 ▲21,500 +6.61%)은 외국인의 매도 '단골손님'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3289억원과 1389억원을 순매도했다.
IT와 자동차의 기세가 약해지는 것은 포트폴리오 상의 변화를 의미한다. 상반기에 이들 업종 가운데 대형주를 바구니에 담았던 외국인이 늘어난 편입비중에 부담을 느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의미가 강해 보인다.
민상일이트레이드증권(7,260원 ▲360 +5.22%)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경우 IT와 자동차에 편중된 포트폴리오가 부담이 된 것으로 관측된다"며 "실적시즌이 끝나고 본격 매도에 나서면서 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점도 환율에 민감한 이들 업종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에 매도의 빌미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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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IT와 자동차의 하락 속도는 빠르지만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전히 수익에 대한 기대가 높고, 공매도를 걸어놓은 외국인이 어느 정도 배를 불리면 다시 매수세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 팀장은 "하락 이후 바닥을 다지는 모양새가 나타날 것"이라며 "주도주의 침체 이후 증시는 대장없이 단기 모멘텀에 따라 돌고 도는 순환매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증시는 순환매가 두드러진 상황에서 지수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업종별로는 '키맞추기'를 통해 상당부분 오른 상태다. 호랑이 없는 숲 속에서 한 발 빠른 액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