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환매 둔화'에 투신이 움직인다

[내일의전략]'환매 둔화'에 투신이 움직인다

오승주 기자
2010.08.16 16:59

기관투자가의 움직임에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다.

연기금이 7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유지하며 증시를 뒷받침하는 가운데 은행과 투신 등도 '사자'에 뛰어들며 기관 매수세가 외국인의 '팔자'를 방어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16일 코스피시장에서 기관은 1076억원을 순매수했다. 최근 사흘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가며 2964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기관은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매도에 나선 지난 12일 이후 매수세를 확대하고 있다.

5424억원의 외국인 매도 공세로 코스피지수가 2.1% 내린 지난 12일에는 연기금의 1970억원 순매수에만 코스피시장이 의존하며 '공조'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13일과 16일에는 투신과 은행, 종금 등이 '사자'에 나서며 공조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12일 1720선까지 하락한 뒤 외국인 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1740선에서 지지선을 형성하는 데 기관의 공조가 상당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기관은 최근 사흘 연속 순매수 기간에 전기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다양한 업종의 대형주 매수에 집중했다.삼성전기(514,000원 ▲57,000 +12.47%)하이닉스(1,033,000원 ▲117,000 +12.77%)를 820억원과 630억원 순매수했고,LG(91,800원 ▲4,200 +4.79%)(537억원)와대한항공(24,950원 ▲1,850 +8.01%)(412억원),삼성물산(371억원)도 사들였다.삼성SDI(471,500원 ▲15,000 +3.29%)삼성생명(238,500원 ▲16,500 +7.43%)도 300억원 이상 순매수하는 등 업종 전반에 걸쳐 매수에 주력했다.

기관의 태도 변화는 투신의 움직임이 환매로부터 다소 자유로와졌다는 데 있다. 지난 12일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펀드의 자금 순유출 행진이 25거래일에서 일단 멈추는 등 최근 지수 하락에 환매 요구가 크게 감소하면서 투신의 유동성이 조금씩 되살아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투자협회와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ETF 제외) 설정액은 전날에 비해 336억원 순증했다. 26거래일만의 순유입 전환이다.

류용석현대증권시장분석팀장은 "적극적인 매수가 들어왔기 보다는 펀드환매가 줄면서 투신의 운신이 자유로와졌다는 의미가 있다"며 "지수가 좀처럼 반등하기 힘든 구조가 이어진다면 투신도 매수에 가담하며 지수 급락 저지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2거래일간 투신의 선택은 인덱스펀드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주가연계펀드(ETF)인 TIGER200이 174억원을 순매수했다. TIGER200은 미래에셋이 운용하는 것임을 감안하면 미래에셋은 TIGER200을 통해 일종의 헷지를 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어 투신이 선호한 종목은 낙폭과대주와 3분기 실적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관측된다. LG와 대한항공을 338억원과 172억원 순매수했고, 최근 큰 폭의 조정을 받은 뒤 반등하는 삼성전기도 195억원의 매수 우위했다.

지수가 지지부진할 것으로 관측되는 분위기에서는 투신 매수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제한된 자금으로 최대 효용을 얻기 위한 투신의 노력이 종목 선택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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