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된 조기종료ELW, 4년된 홍콩시장 따라잡다

9일된 조기종료ELW, 4년된 홍콩시장 따라잡다

신희은 기자
2010.09.17 14:29

[ELW 투자열기 진단]거래대금 78배..."스캘퍼 효과…질적성장 관건"

국내 KOBA워런트(조기종료 ELW)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아시아 ELW 시장 1위인 홍콩시장의 최근 4년간 성장세를 일주일 남짓한 기간에 단숨에 추격했다.

KOBA워런트는 일반 워런트에 조기종료(Knock-Out) 조건이 부여된 상품이다. 기초자산 가격이 종기종료 발생기준가격(Knock-Out Barrier) 이하로 하락(콜)하거나 상승(풋)하게 되면 잔존만기에 상관없이 상장폐지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BA워런트 거래대금은 거래 첫날인 지난 6일 88억원에서 지난 16일 6990억원 규모로 78배 이상 급성장했다.

이는 홍콩의 조기종료워런트인 CBBC가 4년만에 도달한 시장 규모를 턱밑까지 따라잡은 수치다. 올 상반기 홍콩시장에서 CBBC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한화 7577억원이다.

국내 KOBA워런트의 지난 9거래일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4901억원으로 홍콩에 다소 뒤진다. 그러나 거래 초반인 6~7일 거래대금이 각각 88억원, 1643억원에 머무른 후 8일에는 7713억원까지 거래량이 크게 증가, 홍콩의 거래대금을 추월했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홍콩시장을 압도할 가능성이 높다.

전체 ELW시장에서 KOBA워런트가 차지하는 비중도 눈에 띄게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 6일 KOBA워런트 거래대금은 전체 ELW 시장의 0.9%에 불과했지만 10일 26.5%, 16일 31.2%로 비중이 급속도로 증가했다.

이 같은 시장팽창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시장이 급성장한 홍콩을 뛰어넘는 속도다.

홍콩 CBBC 거래대금은 2007년 한화 357억원 규모(전체 ELW 시장의 1.1%)에서 2008년 7075억원(30.3%)으로 1881.8% 늘었다. 올 2분기 CBBC 비중은 전체 ELW 시장의 절반(52.3%)을 넘어섰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변동성이 부재한 상황에서 국내 KOBA워런트은 최근 9거래일간 7843% 이상 성장했다.

증권가에서는 초단타 매매를 일삼는 스캘퍼(Scalper)들이 KOBA워런트 시장으로 속속 이동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스캘퍼들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자동주문을 넣는 시스템 트레이딩을 통해 빠른 속도로 거래하기 때문에 소수가 KOBA워런트 시장에 옮겨오더라도 거래대금과 거래량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것.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측은 "스캘퍼의 활동이 불법에 해당되는 건 아니지만 시장에서 특정 그룹의 영향력이 너무 강해지거나 개인투자자가 간접적인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의 팽창에 걸맞은 질적성장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반 투자자를 위한 꾸준한 교육도 필요하다"며 "레버리지에만 초점을 맞춘 투기적 접근보다는 상품의 기본구조와 변수, 위험성 등을 충분히 숙지하고 투자하는 게 큰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나이 한국투자증권 DS(Derivatives Solutions)부 팀장은 "KOBA워런트를 비롯한 ELW가 고위험 상품이라고 해서 규제하려고만 한다면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며 "LP(유동성 공급자)들도 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해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체계적이고 정기적인 교육을 확대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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