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M&A, 자금출처 논란 이유?

현대건설 M&A, 자금출처 논란 이유?

현상경 기자, 황은재
2010.11.26 08:05

일반적인 주식담보대출도 2년간 금지...나티시스에 제공한 반대급부가 관건

더벨|이 기사는 11월24일(15:05)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173,000원 ▼2,400 -1.37%)매각 양해각서(MOU)가 체결되기도 전에 현대그룹 자금력에 대한 의혹이 시장을 달구고 있다. 논란은 단순히 현대그룹이 모은 자금에 대한 '증빙'에서 그치지 않고 '출처'와 '진실성'여부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런 의혹은 다른 매물과 달리 현대건설에만 적용된 몇몇 특수요건 탓에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수년간 조단위가 넘는 대형 인수합병(M&A)에서 인수자금과 관련해 매각자가 요구한 사항은 한 가지다. "진짜 이 기업을 살 돈이 있는지"를 밝히라는 것. 반면 현대건설에서는 이에 그치지 않고 " 그 돈이 어디서 났느냐"를 묻는 상황까지 왔다.

원칙적으로 후자는 파는 쪽에서 굳이 따져 물을 사항이 아니다. 다만 매각 피인수기업의 값어치를 떨어뜨릴 것이 우려될 경우 이런저런 제한조건이 붙는다. 신주 유상증자로 진행됐던 대한통운 매각에서 법원이 2년간 유상감자 금지를 요구한 것도 비슷한 경우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 현대건설은 과거 대한통운이나 대우조선해양 등 법원 및 채권단이 주도한 M&A와 비교해 보더라도 더욱 엄격한 '룰'이 가해졌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현대건설 주식담보대출 금지다.

국내 대부분의 대형M&A에서는 피인수기업의 보유현금이나 부동산, 자회사 등을 담보로 잡는 이른바 LBO(Leveraged Buyoutㆍ차입매수)는 '배임'소지로 인해 위법사항으로 지적돼왔다. 그 자체로 피인수기업에 대해 재산상의 손해를 가할 수 있어 주주나 채권자, 종업원이 금전상의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 이 같은 LBO는 2001년 건설사 '신한' 인수처럼 법원에서도 유죄(대법원 2007도5987)라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이와 달리 피인수기업, 즉 현대건설의 주식을 담보로 잡는 행위는 대부분 허용돼 왔다. 이는 인수자가 대출을 못갚아 은행이 담보권을 행사, 주식을 처분하더라도 피인수기업 자체에는 재산상의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논리 때문.

하이마트, C&M, 대한통운 등 조 단위가 넘는 대형M&A에서는 대기업이든, 사모펀드든 모두 이 같은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했다. 은행들도 담보목적물(주식)의 값어치를 믿고 돈을 빌려주면서 추가적으로 신용보강을 요구한 정도다. 개인이 주택을 구입하면서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것과 같은 구조다.

산업은행의 주도아래 진행됐던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는 포스코, GS, 한화 등이 시중은행으로부터 주식담보대출 LOC를 받아내려고 유치전을 벌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주주협의회 요청으로 이런 주식담보대출까지 금지시켰다. 주주협의회는 '거래종결 후 확약사항'으로 '매각대상인 현대건설 주식의 전부나 일부를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또는 담보로 제공하는 행위'를 거래종결일 후 2년간 못하도록 했다.

달리 말해 예년 같으면 5조원 가운데 3조원 정도의 자기자금을 마련한 후, 2조원 가량은 주식담보 대출로 조달하는 구조가 가능했지만 현대건설에서는 불가능했다는 의미다. 현금이 많은 후보에게 유리한 구조인 동시에, 인수후보들에게 가해진 자금조달 부담이 대우조선해양 때보다 월등히 더 컸다는 뜻도 된다.

주주협의회 요청에 따라 현대그룹이 소명자료를 제출하면서 1.2조원의 프랑스 나티시스(Natixis) 은행 자금, 그리고 8000억원의 동양종금증권 자금은 사실상 '대출금'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대출의 세부적인 구조는 차치하더라도 논란거리의 핵심은 "현대그룹이 나티시스 등에 무엇을 반대급부로 제공했느냐"이다.

일반적인 구조라면 현대건설 주식만으로 충분한 담보가치가 있었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결국 현대그룹으로서는 다른 방법을 통해 2조원대의 반대급부를 나티시스 등에 제공했어야 할 상황이다.

행여 그 조건이 주주협의회가 금지한 "2년간 현대건설의 주요자산 매각, 회사의 합병이나 분할, 주식매각이나 담보"등과 연계된다면 현대건설 인수는 혼돈 속으로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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