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신주인수권 헐값 선매각 손 본다

금감원, 신주인수권 헐값 선매각 손 본다

이재영 기자
2011.01.13 07:58

사모 BW 발행 후 신주인수권 매각 규모·가격 규정 만들 듯

더벨|이 기사는 01월11일(14:50)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투자자들의 이해를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아온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규정 정비에 나섰다. 신주인수권의 매각 규모와 매각가격에 관련한 규정이 새로 만들어질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상반기 사모 BW 실태 파악에 이어 최근 규제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특히 사모 BW를 발행 한 후 신주인수권의 분리 매각에 관한 사항을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의 새 규정에는 △신주인수권을 선매각할 때 신주인수권 전체 물량의 20~30%정도만 매각토록 하며 △매각 가격은 신주인수권의 이론 가격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이 담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사모 BW는 정관상 재무구조개선 등의 예외 규정을 두면 매각 대상자나 신주인수권 매각에 거의 제한이 없다. 지난해 초부터 금감원의 지침에 따라 발행사들이 주요사항보고서에 신주인수권 가치와 매각 대상자·규모 등을 명시하고 있지만 이는 공시 의무일 뿐 발행 규정은 아니다.

금융당국이 규정 정비에 나선 것은 일부 발행사들이 사모 BW를 악용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사모 BW를 발행할 때 인수자가 신주인수권의 절반 정도를 최대주주에게 선매각하는 것이 관행처럼 돼 있다. 최대주주는 신주인수권 인수를 통해 지분율 희석을 최소화하게 되고 사모 BW 인수자는 선매각으로 미리 투자금의 일부를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이 같은 관행에 신주인수권 헐값 매각이 추가됐다는 게 업계 실무자들의 지적이다. 신주인수권을 이론 가격보다 훨씬 싼 값에 최대주주에게 매각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최대주주는 적은 자본으로 지분을 확보하고 차익까지 노릴 수 있지만 신주인수권 행사로 인한 주가 희석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투자자들의 몫으로 남게 된다.

최근 발행된 바른전자의 100억원 규모 사모 BW의 경우에도 신주인수권 이론가격은 1장 당 445원이었지만 실제 매각 가격은 70%나 할인된 134원이었다. 최대주주인 케이디씨정보통신이 신주인수권 전체 발행 물량의 절반 가까이를 선 매입했다. 신주인수권을 싸게 확보한 케이디씨는 바른전자 주가가 현재보다 10%만 올라도 시세 차익을 낼 수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사모 BW 발행 후 신주인수권 대량 행사로 인한 주가 폭락 사례가 늘어나자 금감원이 칼을 빼 든 것 같다"며 "규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발행사의 수요 감소로 사모 BW 발행 시장이 다소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