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이집트發 모래폭풍에 '흔들'

[내일의전략]이집트發 모래폭풍에 '흔들'

심재현 기자
2011.01.31 17:59

이집트를 뒤흔든 정정 불안에 31일 국내 증시도 세차게 흔들렸다.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면서다. 이날 코스피 증시는 2% 가까이 주저앉았다.

외국인은 코스피 현물시장에서만 6945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200지수선물 시장에서도 5782계약, 8000억원 가까운 순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하루만에 총 1조5000억원을 거둬갔다는 얘기다.

오는 2~4일 설 연휴에 따른 휴장을 앞두고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자금 회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6개월 동안의 상승장에서 이렇다 할 차익실현 기회가 없었던 만큼 이번 기회를 빌미로 '지갑 채우기'에 나섰다는 것. 이날 외국인 매도가 몰린 운송장비(2850억원), 전기전자(1193억원), 금융업(857억원)은 그동안 외국인의 '사자'에 상승세를 누린 업종이다.

당분간 조정 압력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집트 사태로 1월 이머징 국가의 증시 조정 요인이었던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 불거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집트 사태로 유가 상승 우려 등 인플레이션 요인이 강화되면서 이머징마켓에서의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적잖다"고 말했다.

설 연휴를 앞둔 1일 장세도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악재성 요소가 여전한 가운데 당장 분위기를 뒤집을 만한 호재가 없다. 외국인 매수세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소위 '낀 날'의 운명(?)이다.

일부 개인 투자자에게선 이런 조정을 반기는 모습도 엿보인다. 그동안의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만큼 이번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이날 개인은 업종별로도 외국인이 쏟아낸 운송장비, 제조업, 전기전자, 건설업 등의 업종을 그대로 받아냈다.

섹터별 차별화가 심해지면서 종목 대응은 미국발 모멘텀과 유가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지배적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대표주와 산업재, 에너지주가 꼽힌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산업재, 경기소비재섹터에 대해 트레이딩 전략을,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IT주에 대해선 조정시 저가 분할 매수 전략을 추천하고 있다.

2월 중소형주 랠리를 예상하는 시각에도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월 실적 시즌 기간 동안 지수가 등락을 오가는 사이 중소형주의 개별 약진이 두드러졌다"며 "설 연휴 이후 중소형 개별 종목 장세에 대한 기대가 되살아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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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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