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은행, '옵션테러' 재구성.."사방에 비명"

도이치은행, '옵션테러' 재구성.."사방에 비명"

권화순 기자
2011.02.23 19:30

풋옵션 사두고 주식 대거 매도 400억대 차익...증시 초토화

11월 11일 옵션만기 테러의 주범이 도이치은행(본사)로 판명났다. 대규모 주식매도로 급락장을 유도한 뒤 옵션거래를 통해 수백억원의 차익을 낸 것이다.

국내 증시는 옵션테러 상처를 극복했지만 일부 운용사와 증권사는 아직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11·11 옵션테러, 아수라장 증시

"어어~ 왜 이렇게 밀리는 거지?"

지난해 11월 11일 장 마감 직전.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막판 동시호가(마감 10분전)에서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차익거래 매물 폭탄이 쏟아진 탓이다. 코스피지수는 10분 만에 무려 48.6포인트 급락했다.

코스피 동시호가 프로그램 매물 폭탄만 없었다면 고요한 하루였다. 오전 내내 보합권에서 등락하다 오후엔 오히려 상승세였다. 여의도 증권사 직원들은 10분간 공황상태에 빠질 지경이었다.

증시 대장주인삼성전자(219,500원 ▼5,000 -2.23%)는 2%대 급락했다. 47만주 순매도 물량이 쏟아진 탓이다. 현대차와 포스코도 각각 66만주, 31만주 매도 물량이 나오는 등 시총상위 종목이 줄줄이 급락했다. 선물시장도 외국인 매도확대로 1.65포인트 하락했다.

'증시 테러'로 여기저기 곡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 매도 거래로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은 890억원의 대대적인 손실을 냈다. 이 운용사가 손실액을 감당하지 못하자 계좌를 열어준 하나대투증권으로 불똥이 튀었다.

와이즈에셋은 지금도 사실상 영업중단 상태다. 이날 옵션거래를 했던 자산운용사들도 줄초상이 났고, 일부는 소송전도 진행중이다. 국민연금 등 '큰손'고객도 운용자금을 거둬갔다.

◇테러진원지 도이치뱅크

옵션쇼크는 도이치증권 서울지점 창구를 통해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비롯됐다. 충격에 빠뜨린 주체는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 매수차익거래는 고평가된 선물을 매도하고 저평가된 현물을 매수하는 무위험 거래다.

차익거래의 특성은 '아이 윌 비 백(I'll be back)'. 언젠가는 반대로 현물을 팔고 선물을 매수해야만 포지션을 청산하고 수익을 확정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14일부터 도이치증권을 통해 매수차익거래가 시작했다.10월 만기엔 매수차익잔액이 1조5000억원까지 규모를 키웠다. 일각에선 한번 청산하고 갈 거란 전망이 나왔지만 11월 옵션만기까지 그대로 갔다. 매수차익잔액은 2조원을 넘어섰다.

11월 만기일에 모두 청산할 경우 손해를 보기 때문에 상식적으론 다음 만기로 넘길 거란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2조원에 육박하는 주식매도가 쏟아졌다.

무성한 소문 속에서 3개월여가 지났다. 금융위원회는 23일 도이치뱅크 홍콩지점 프롭매매팀의 시세조정으로 결론 내렸다.

도이치뱅크가 지난해 5월 대량 매수한 주식을 11월 11일 쏟아낸 것. 주식을 팔기 전 풋옵션을 매수, 440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냈다. 자신들이 유도한 급락장에서 풋옵션 매수로 '대박'을 낸 것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