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겪은 고유가 경제 취약성 여전..경제체질 바꿔야
‘오디세이 새벽’ 작전으로 리비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군사적 대응이 본격화되면서 최근 일본 지진 여파로 잠시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던 중동 정정불안(엄밀히 말하면 중동/북아프리카(MENA)이나 이하 중동으로 통일)이 다시 전면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한 주간의 세계증시와 외환시장 불안에서 증명된 것처럼 일본의 지진과 원자력 사고가 세계경제에 미친 충격과 영향은 막대하다. 그러나 중동의 정정불안은 일본 사태보다 세계경제에 수 배나 더 큰 경제적 손실을 끼칠 수 있다. 리비아 등 중동지역의 정정불안 추이에 촉각을 세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중동은 GDP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6%에 불과하지만 전세계 원유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지리적 위치로 인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중동의 정치불안은 튀니지,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에 상륙했고 예멘, 바레인, 사우디 등으로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향후 중동사태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 지는 대략 세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현 상황에서 추가적인 정정불안이 제한적인 경우, 둘째는 원유생산 비중이 세계 3% 미만인 알제리, 예멘, 바레인 등 중소 산유국으로 까지만 확산되는 경우, 마지막은 사우디, 이란, 이라크 등 메이저 산유국으로까지 확산되는 경우이다. 현재로서는 두번째인 중소 산유국으로까지의 확산 시나리오가 제일 유력하나 메이저 산유국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중동지역 정정불안 확산 및 국제유가 상승 수준에 따라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판이할 것이다. 먼저, 중동 정정불안이 더 이상 크게 확대되지 않아 국제유가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주요 분석기관들은 세계경제가 0.2%p에서 0.4%p 정도 둔화되고 글로벌 인플레는 0.5%p 내외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정도라면 경기회복세가 진행되고 있는 미국 등 세계경제에 일정 부분 영향은 불가피하겠지만 작년 한해 5% 성장했던 세계경제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이상일 경우 세계 GDP 대비 원유소비 비중이 5.5% 내외에 이르러 글로벌 경제성장이 압박받기 시작할 것으로 보이며, 150달러로 상승할 경우에는 세계경제 성장률이 0.7%p에서 최대 2.0%p 둔화되고 글로벌 인플레도 2%p 내외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세계경제는 예상보다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으며, 일부에서 우려하듯이 과거 오일쇼크 이후 경기침체가 발생했던 사례가 재연될 수도 있다.
아직까지는 중동사태가 주요 산유국으로 확산되지 않고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최악의 중동 사태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한다면 안심할 수는 없다. 리비아 사태를 계기로 다시 불거진 중동사태의 추가 악화 여부에 더욱 관심을 가지는 한편 주요국들의 정책적 대응 상황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사태 악화시 우리의 대응책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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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유럽 재정위기, 글로벌 인플레이션, 일본 지진 등에 이어 중동 사태 등 당면한 위험요인들이 너무도 많다. 다만 수 차례 겪어본 고유가에 대해 아직도 우리 경제의 취약성이 고쳐지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구조적인 문제를 감안하더라도 그간 에너지 수입 다변화, 대체 에너지 개발 등의 노력이 적극적으로 추진되지 않은 점이 한 요인이 될 수 있겠다.
1960년대 미국의 흑인 해방운동가인 말콤엑스는 “미래는 지금 준비하는 사람들의 몫”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현재의 위기에 맞서 현명하게 우리 경제 및 금융시장을 보호하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향후 재발할 수 있는 유사한 위험요인에 굳건히 견딜 수 있는 보다 강한 경제체질을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도 우리의 또 다른 과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