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순이익 작년 50% 늘었는데 주가 20%만 오른 상태… 美·中 자금도 몰려와
코스피가 사상최고치를 또 갈아치웠다. 하루 쉬어가더니 그새 기력을 되찾은 모양새다. 단기급등 부담이 '팍팍' 느껴질 법도 한데 시장은 아니라고 고개를 젓는다.
지금이 '고점'이 아닐까 걱정하는 투자자들은 지난 2007년의 기억을 떠올리는 듯하다. 상승장의 끝자락에 뒤늦게 뛰어든 이들은 쓴 맛을 봐야했다.
그러나 "그때와는 다르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기업이 크는 속도만큼 지수가 올라주지 못하고 있고 외국인 자금도 핫머니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지수가 실적 못 따라간다"
2007년은 경기가 장기호황을 누리다가 하락세로 접어드는 기점이었다.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느라 찍어냈던 유동성이 과열로 이어져 원자재값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각국 정부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금리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었다. 미국만 해도 2004년 하반기부터 2007년까지 꾸준히 금리를 인상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경기는 이제 막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국의 경기지표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도 긴축정책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 경기부양을 위해 유동성을 만들어내고는 있지만 신흥국을 제외하면 선진국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시기상조다.
벨류에이션도 차이가 있다. 2007년 코스피의 주가수익배율(PER)은 13.5배 정도로 현재 10배 수준에 비해 고평가돼 있었다. 지난해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연간 50% 증가한 데 비해 주가는 20% 상승에 그쳤다. 4분기 주가가 단기 급등했다지만 지난해 연초와 비교하면 PER는 오히려 떨어졌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07년 고점 당시는 지는 장이었고 지금은 상승추세에 접어든 장"이라며 "코스피가 단기간에 기록경신을 되풀이하면서 급등한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도 기업실적 개선 속도에 비하면 저평가돼 있다"고 진단했다.
◇"美·中이 쓸어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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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5일째 순매수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증시로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이 '핫머니'일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치고 빠지는' 단기자금은 오히려 나가고 장기투자성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7720억원을 순매도, 전월 3조7154억원에 비해 순매도 규모가 크게 줄었다. 빠져나간 돈의 대부분은 순수 주식투자가 아닌 차익거래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별로는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계 투자자의 순매도가 계속됐다. 유럽계는 과거 짧은 사이클로 오가는 경향을 나타냈다. 반면 미국은 2월 3572억원에서 지난달 1조2728억원으로 순매수 규모가 크게 늘었다. 싱가포르는 6951억원을 순매수했고 중국도 2005억원을 사들였다. 중국은 특히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연속 순매수세다.
미국에서 유입되는 자금은 장기투자 경향이 비교적 강하다. 중국도 최근 해외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국내증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실적개선, 저평가 매력인 높은 국내증시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일본대지진 이후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 자금은 '장기투자성' 자금으로 판단된다"며 "유럽계 자금은 유출세를 이어갔지만 미국계 자금은 순유입 증가가 두드러지는 등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