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전 국민 배우 최진실의 죽음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인기 스포츠 스타였던 남편의 구타와 외도, 파경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여배우의 자살이라 더욱 그랬다.
최진실 자살 사건의 충격이 잦아들 무렵인 2008년 10월 말. 최씨의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또 다시 언론에 등장했다.
"딸이 사망한 뒤 은행 거래가 모두 중지돼 당장 아이들의 학비·학원비·교육보험 납입도 중단됐습니다."
이혼 당시 친권을 포기했던 전 사위에게 친권이 자동 부활돼 고인의 재산 관리권이 넘어갔기 때문이었다.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민법 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최진실 법안'이라고 불리는 민법 개정안이다.
미성년자가 친권자를 잃을 경우 친권이 자동으로 다른 부모에게 넘어가는 게 아니라 법원이 친권자나 후견인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이 법안이 발의 2년여 만에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친권문제가 재산권 분쟁과 결부됐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누리꾼이 있다. 거액의 유산이 없다면 친권을 둘러싸고 다툼도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도 이젠 판사가 가려주는 사회가 됐다며 '법의 폭력'이라고 비난하는 누리꾼도 있다.
그러나 이는 본질을 벗어난 논의다. 민법 개정안의 본질은 부적격자를 친권 행사에서 배제하는 장치를 만들어 미성년 자녀를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가정에서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르거나 성폭행, 아동 학대를 일삼는 부모에게 친권이 넘어간다면, 아이들은 부모를 잃은 고통에서 헤어 나오기도 전에 더 큰 고통 에 시달려야 한다.
가정을 버리고 집을 나간 뒤 아내의 사망 소식을 듣고 찾아와 얼마 안 되는 재산마저 가져가버리는 비정한 아버지의 얘기는 실화다. 최진실법은 이런 비극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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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모두 부모가 될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최진실법이 미성년 자녀의 행복하게 성장할 권리를 보장해줌과 동시에 '부모의 자격'이란 무엇인지 사회적으로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