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外人은 돌아왔는가

[내일의전략]外人은 돌아왔는가

엄성원 기자
2011.06.01 16:42

지난달 중순 이후 매도에 열을 올리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매수 우위로 전환하면서 증시에 숨통이 트였다. 투심 회복 여부는 아직 확신할 수 없지만 개인의 지수 방어 여력이 바닥으로 향하는 상황에서 나온 외국인의 매수 움직임은 수급에 단비가 되고 있다.

지난달 완연한 조정 분위기 속에서 국내 주식형펀드로 신규 자금이 유입되면서 투신권이 매수 우위를 보이는 날도 잦아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4일 이후 17거래일 연속(30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순유입됐다. 연초 이후 줄기차게 이어지던 펀드 환매 러시가 지난달 초를 기점으로 진정되는 분위기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로는 1조9552억원의 자금이 신규 유입됐고 같은 기간 투신권은 8578억원을 순매수했다.

◇ 외인의 귀환?

외국인 자금 유입은 아직 추세로 굳어지기 힘든 상황이다. 구제금융 지원에 대한 독일의 자세 변화로 그리스 불안이 진정 기미를 보이곤 있지만 해결이 아닌 봉합 수준이다.

더욱이 이달 말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QE2)가 종료된다. 미 연준(FRB)은 1차와 2차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통해 약 2조3000억달러의 유동성을 풀었고 이 유동성은 증시와 상품시장 랠리의 바탕이 됐다. 미국의 양적완화 기조가 이어졌던 2009년과 지난해 이머징시장 펀드로 910억달러가 순유입됐다.

그러나 QE2 종료가 가까워지면서 위험자산인 증시에서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자금이 움직이는 모습이 완연하다.

글로벌 펀드리서치업체인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주(5월19~25일) 글로벌 주식형펀드에선 92억7000만달러가 순유출된 반면 같은 기간 채권형펀드엔 45억3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특히 3월 일본 대지진 이후 순유입세를 이어가던 이머징펀드는 최근 2주 연속 자금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 기간 이머징펀드의 자금 유출 규모는 지난해 7월 이후 최대인 26억7400만달러에 달한다.

시장에선 이 같은 움직임이 최소한 이달 말까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QE2 종료 이후 유동성 흐름을 확인한 뒤에야 외국인 자금의 본격적인 이머징 시장 복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최근 외국인 자금 유입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스발 불안이 다소 진정된 데 따라 유럽계 단기 자금이 잠시 우리 증시로 돌아온 것에 불과한 셈이다.

최창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31일 코스피 선물시장에서 1조5000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최근 외국인이 매수 우위로 전환한 것은 유럽계 단기성 자금이 그리스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재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 투신 "조심스럽지만 살 때"

반면 투신권은 '이제 살 때'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2000대 초반까지 밀리며 바닥을 확인한 만큼 반등에 대한 자신이 생겨났고 때마침 주식형펀드로 자금도 돌아오고 있다는 판단이다.

자산운용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적인 순유출 움직임 속에 2007~2008년 증시 활황기에 들어왔다 발목이 잡혔던 펀드자금은 대부분 빠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6월~4월 국내 주식형펀드에선 약 28조6000억원이 순유출됐다. 이중 1~4월 이탈 규모만 8조원에 달한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환매 의지가 있는 자금은 이미 대부분 흘러나갔다"며 "환매가 잦아든 만큼 주식형펀드로의 신규 자금 유입이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여전히 공격적으로 주식을 매수하긴 이르다고 평가했다. 5월보다 분위기는 나아졌지만 6월 역시 변동성이 큰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대형주는 자동차, 화학 등 주도주 중 가격 조정이 강한 종목을 선별적으로 매수하고 중소형주는 유동성이 보장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가격 매력이 높은 종목을 우선 매입하는 분위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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