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전반의 조정 분위기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던 자동차, 정유, 화학 등 이른바 주도주들이 동시에 휘청거렸다.
9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3.76포인트(0.65%) 되밀린 2099.71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2100선을 밑돈 것은 지난달 30일 이후 6거래일 만이다. 이날 증시는 특히 정유화학 대표주와 자동차, 조선 대표주들의 동반 약세가 전체 증시 부진으로 직결된 느낌이 강하다.
투신이 중심이 된 기관의 팔자세가 주도주를 흔들었다. 기관은 이날 자동차, 조선이 포함된 운송장비 업종을 1745억원, 화학업종을 1147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투신권은 특히 운송장비 매도에 집중했다. 투신권은 운송장비에서만 1164억원의 매물을 쏟아냈다. 이는 이날 투신권의 전체 매도 규모 1054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 주도주가 불안하다
시장에선 주도주가 일시적인 조정을 받고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업황과 실적 전망이 모두 나쁘진 않지만 이전 급등세로 가격 부담이 높아진 탓에 가격 조정 차원에서 일회성 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모습은 특히 투신권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이날 투신권의 매도 상위 종목을 보면현대차(508,000원 ▲35,000 +7.4%)와현대중공업(389,500원 ▲13,500 +3.59%),현대모비스(407,000원 ▲17,000 +4.36%),삼성중공업(28,300원 ▲1,500 +5.6%),기아차(159,200원 ▲8,400 +5.57%),GS(68,600원 ▲4,000 +6.19%),LG화학(344,500원 ▲21,000 +6.49%)등 자동차, 조선, 정유화학 대표주들이 1위부터 7위를 모두 차지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내 주도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투신권이 비중 조절 차원에서 주도주를 먼저 내다파는 모습이다.
업황과 실적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미국의 경기둔화와 그리스발 재정불안, 중국의 긴축기조 등 녹록치 않은 대외 상황이 주도주의 가격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는 분위기가 강하다.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이전에도 있었던 글로벌 불확실성이 최근 들어 더욱 크게 보이는 것은 그만큼 기존 주도주의 위상이 흔들렸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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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존 주도주의 비중을 축소하고 시장 분위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팀장은 특히 "최소 1~2달 정도는 하락 압력이 더 클 것"이라며 "한번 정도 이익 실현을 통해 주도주 비중을 축소할 만한 시기"라고 전했다. 또 다음번 강세장에선 '차화정'이 아닌 금융, 유통, 음식료 등 내수 대표주와 꾸준히 가격 조정을 받은 전기전자(IT)가 주도주가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 글로벌 불안 해소가 우선
시간이 걸릴지라도 자동차, 화학 등 기존 주도주가 다시 살아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 팔지라도 주도주가 갖고 있는 가격 매력은 여전하다는 판단이다. 아직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이 주도주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주도주가 이전과 같은 강세를 보이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이전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주도주에 집중된 탓에 수급도 일정 부분 꼬인 측면이 있다.
주도주가 다시 강세를 회복하기 위해선 우선 글로벌 불확실성이 제거돼야 한다. 그리스 문제가 원활하게 해결되고 미국도 경기회복 탄력을 되찾아야만 주도주의 실적 모멘텀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된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은 "주도주의 생존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주도주가 끝났다고 보진 않는다"며 "상대적으로 가격 매력이 덜하다는 점만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도주의 가격 매력은 여전하다"며 "시장에선 이날 기관의 주도주 매도에 대해 내용이 없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 팀장은 다만 7월까진 상승 모멘텀을 찾기 힘들다며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