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빅 이벤트' 하나를 무사히 넘겼다.
장 막판 동시호가 시간에 무더기 매물을 쏟아내긴 했지만 선물옵션 만기가 동시에 오는 '쿼드러플 위칭 데이'(네 마녀의 날)치곤 외국인의 팔자 움직임은 제한적이었다. 외국인 이상의 매물 부담이 될 것이란 걱정을 자아내던 국가기관도 예상 이하의 물량을 출회했다.
9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전일 대비 11.93포인트(0.57%) 내린 2071.42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장 마감 시의 2600억원 등 약 6600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감안하면 선방이다. 다만 외국인 매물이 비차익거래에 집중됐던 것을 볼 때 이날 외인 매도세는 만기일 이슈보다 최근 계속되고 있는 조정 분위기 속에서 출발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듯하다.
10일 또 하나의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이다. 예상을 깨고 지난달 금리회의에서 금리를 3%에 묶으면서 2달 동안 금리 동결을 선택한 한국은행이 이번엔 금리 인상에 나설까?
◇금리 동결 땐 내수주 기대해볼 만
동결과 인상에 대한 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무게 추가 동결 쪽으로 약간 기우는 분위기다.
사상 처음으로 8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가 금리 인상이 몰고 올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는 데다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그리스발 재정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국내외 유동성 여건을 압박하고 있다. 그간 김중수 총재가 금리 인상에 인색했다는 점도 금리 동결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지난달보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된 시점에서 금리 인상 카드를 굳이 빼어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금리가 3달 연속 제자리에 묶어둘 경우, 금리정책 목표가 물가보다 내수부양 쪽으로 향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표면경기와는 따로 놀고 있는 체감경기를 살리기 위해서 정부와 한은이 금리 인상을 미룬다는 해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 체감경기 여건상 하반기 수출만으론 버틸 수 없다는 판단이 설 경우, (한은이) 금리 동결을 선택할 것"이라면서 "금리 동결은 정책 스탠스가 물가에서 내수 부양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라고 설명했다.
오 팀장은 이어 "금리 인상과 내수 부양 위주의 정책논리는 내년 선거 사이클과 함께 하반기 내수주의 약진을 기대할 수 있게끔 한다"고 덧붙였다.
◇인상 땐 수급 악화..조정 길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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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두달 연속 금리를 동결한 만큼 이번엔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소비자물가는 5개월 연속으로 한은의 관리 목표치인 4%를 웃돌았다. 특히 지난달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3.5% 뛰었다. 23개월래 최고 상승률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수급이 한층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증시의 전반적인 조정 분위기에서 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외국인 자금의 변동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적인 외국인 자금 이탈은 우리 증시의 조정기간이 더 길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가 인상되면 긴축기조 전망이 강화되고 외국인의 투자심리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면서 "현대차 등 수출업체들에 대한 외인 이탈이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또 "금리 인상이 금융주에 수혜가 될 수도 있지만 개별 이슈에 더 집착하는 최근 분위기로 볼 때 금융주 수혜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시 연말 금리 전망은 이전의 3.25~3.50%에서 3.50~3.75%로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추가적인 원화 강세를 야기할 수 있다. 보통 금리가 10bp 인상되면 원/달러 환율은 5~10원 떨어진다.